쏟아지는 필수의료 지원책…건보 '5년간 10조' 투입
政, 보상체계 전환·특별회계 마련…"우선 순위 논의시 의료계 참여" 당부
2024.04.21 06:02 댓글쓰기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발표한 의료개혁 4대 과제인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등의 구체화 작업에 돌입했다.


여기에는 필수의료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국내 의료체계 기반인 건강보험 수가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정부는 필수의료 특별회계도 신설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의학 교육 질(質) 향상을 위한 대폭적인 투자와 과학적 수급 추계에 기반한 주기적인 정원조정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충분한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인턴제를 포함 수련시스템 전반을 혁신하고 전공의 연속근무 상한 축소 등 수련 환경도 대대적으로 개선된다.


근본적으로는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을 위해 전문의 배치 기준과 수가가 개선되고 교육환경 보완 및 교수 확충이다.


지역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중추로 육성하고 사립대병원도 협력토록 해 중증·응급의료 지역완결성을 높인다. 지역 민간·공공병원을 소아·분만·응급·외과계수술 등 필수의료 거점병원으로 특화한다.


대학병원부터 의원까지 협력할 수 있도록 권역별로 최대 500억원을 지원하는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전(全) 주기에 걸친 지역의사 확보 대책도 추진, 의과대학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높이고 지역병원 수련을 확대한다. 충분한 수입 보장과 파격적인 정주 지원 등이 연계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한다. 


맞춤형 지역수가 확대, 발전기금 신설 등 지역의료에 대한 투자도 확대된다. 특히 지역의료 소멸 방지를 위해 수도권 병상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대책도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을 위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고 의료진은 진료에 전념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무과실 분만사고 등에 대한 국가 보상 한도 역시 실제 민사 손해배상액을 고려해 현실화한다.


보상체계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의료 분야에 향후 5년간 10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 


저평가된 분야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대기시간 등 보상이 어려운 부분은 공공정책수가를 통해 추가 보상하며, 필수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해 소아·분만 등 분야와 협력진료에 대한 대안적 지불제도도 확대한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와의 균형을 도모하고 합리적인 의료서비스 이용을 위해 실손보험과 미용의료 개선 등 비급여 시장의 정상화도 함께 추진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개혁 4대 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조만간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보다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위별 수가제도 개선 통해 ‘보상체계 공정성’ 적극 추진


정부는 행위별 수가제도를 가치 기반 지불제도로 혁신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의료 개혁 중 하나인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에 전력하게 된다.


행위별 수가 제도는 의사가 진료를 할 때마다 진찰료, 검사료 등 가격을 매겨 진료비를 산정하는 제도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행위별 수가 제도는 지불의 정확도가 높은 장점이 있는 반면 행위량을 늘릴수록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치료 성과나 의료비 지출 증가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 목적인 국민 건강 회복이라는 성과와 가치 기반 지불 제도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행 수가제도에서 쓰이는 상대가치를 빠르게 재조정할 수 있도록 상대가치 점수의 개편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고 그 이후 연 단위 상시 조정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중증 수술 분야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인 제3차 상대가치 개편안을 적용하고 있고 앞으로는 2년 주기로 제4차 상대가치 개편을 진행한다.


제4차 상대가치 개편 시에는 필수 의료 분야 입원, 수술, 처치에 대해 대폭 인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과잉 평가된 영상 검사 등의 수가는 낮춘다. 


소아·분만 등 저출산으로 인한 저수익 분야 사후 보상제도와 네트워크 보상 등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적용한다.


박 차관은 “이 같은 개편 작업을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에 정부, 전문가, 의료계가 참여하는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구성했고 하반기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무 난이도와 강도가 높은 필수 의료 분야가 제대로 보상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필수의료에 투자하는 10조원 가운데 화상, 수지접합, 소아외과, 이식 외과 등 외과계 기피 분야와 심뇌혈관 질환 등 내과계 중증 질환 분야에 대해 총 5조원 이상을 집중 보상하게 된다.


박 차관은 “저출산 등으로 수요가 감소한 소아청소년과와 분만 등 분야에는 3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심뇌 네트워크, 중증소아 네트워크 등 의료기관 간 연계 협력을 통해 치료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에는 2조원의 네트워크 보상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재정 집중투자 분야에 ‘필수의료 지원’ 포함


정부는 처음으로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치안과 같은 국가 본질 기능으로 보고 예산안 편성 지침 재정투자 중점 분야에 ‘필수의료 지원’을 포함시켰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 의료 분야를 안보·치안과 같은 헌법적 책무를 수행하는 수준으로 우선순위를 끌어올려 국가 재정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 실장은 “5대 재정 사업 등 의료 개혁을 든든히 뒷받침하기 위해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 안정적인 재정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중점 투자 방향에 맞춰 선정한 의료 개혁 5대 핵심 재정 사업 중에는 전공의 수련을 집중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공의 수련 내실화와 처우 개선으로 역량 있는 전문의를 양성하고 의학 교육 질 제고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방침이다. 특히 의대 정원이 대폭 증원된 지역 거점 대학에 투자와 지원을 쏟기로 했다.


지역의료발전기금도 신설해 지역의 거점 병원과 강소 병원을 육성, 지원한다. 어린이병원, 화상 치료, 수지접합 등 필수의료 기능 유지를 위한 재정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저출산이나 질환 특성상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나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사후 보상 확대 등 새로운 보상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한 보상 재원도 확충한다.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재원 확충


전공의 책임보험·공제 비용 50%를 지원하고 불가항력적인 분만 의료사고의 보상 한도를 상향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보상 한도 상향은 분만 외 다른 필수의료 분야까지 확대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에 대한 재정투입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 치안과 같은 국가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보고 여기에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료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의사 증원과 함께 지역, 필수의료를 위한 의료기관 육성, 전공의 수련 등 의료인력 양성, 필수진료 유지를 위한 보상, 의료사고안전망 구축 등에 대한 과감한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지역의료, 필수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료, 필수의료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 특별회계’, ‘지역의료 발전기금’ 같은 별도 재원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보건의료 정책 투자의 우선순위를 논의하는 대화 자리에 참여를 의료계에 제안했다.


박민수 제2차관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각 부처는 5월 말까지 예산요구안을 기재부에 제출하므로, 앞으로 두 달이 예산 편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내년도 의료 분야 예산의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개원가도 있고, 대학병원도 있고 여러 그룹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도록 대표단이 구성돼야 될 것 같다”면서 “합리적 대안들을 다양하게 건의하면 정부가 검토해서 의견을 드리고, 이런 소통 과정을 통해 안을 구체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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