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가 일동제약 측에 이사선임권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전달, 적대적 M&A 및 경영권 분쟁 양상이 재점화된 가운데 일동제약 주가는 폭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일동제약은 9일 전일 대비 무려 15%인 2550원이 오른 1만955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이는 녹십자가 지난 6일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에 대한 이사 선임권을 주장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것이 직접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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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서와 제출과 관련해 녹십자는 “일동의 대주주로서 정당한 권리 행사에 나선 것이며 적대적 인수합병으로의 확대 해석은 말아 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주주제안서를 사실상 적대적 M&A 행보의 재점화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녹십자는 일동제약 주식 29.36%(735만9773주)를 보유, 2대주주 위치에 오른 상태다. 일동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32.52%(815만1126주)로 3.16%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녹십자 추천인으로 일동제약 이사진이 꾸려질 경우 이사회 장악력이 높아져 일동제약 경영권을 공격하기 쉬워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앞서 녹십자는 일동제약 지분확보 과정에서 520억원을 은행으로부터 차입했고, 자사 자금은 219억원을 투자했다. 수백억원 규모 사외 자본을 대출하면서 까지 일동제약 지분 늘리기에 전력한 것이다.
주식 지분률을 놓고 녹십자와 일동이 경영원 분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일동제약 오너 일가 지배권 강화 목적의 지주사 전환안이 상정됐을 당시 녹십자는 10% 지분율의 피델리티 펀드와 함께 이를 무산시킨 전례가 있다.
당시 일동제약은 녹십자를 향해 “무리한 차입까지 들이며 주식을 매집한 것은 우호적 경영 협력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적대적 M&A에 민감히 반응한 바 있다.
더욱이 지난해 유한양행과 1조클럽 경쟁을 벌이며 975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녹십자는 일동제약을 인수합병할 경우 단박에 제약업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백신, 혈액질환 치료제가 강점인 녹십자의 ETC파이프라인에 제네릭, 일반의약품 및 신약 ETC에 집중해 온 일동제약 포트폴리오가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도 녹십자가 일동 M&A에 군침을 흘릴만한 이유로 작용한다.
다만 이사 선임은 참석 주주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되는 만큼 일동제약 오너 가(家) 지분은 물론, 녹십자 지분과 함께 10% 지분율의 피델리티 투자사 등 다수 변수가 작용돼야 성사될 전망이다.
이번 M&A 이슈와 관련 일동제약 관계자는 “녹십자가 예고없이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며 “내부 검토 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