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코스닥 시장 진입 도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술 중심 혁신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스테라시스ㆍ동방메디컬ㆍ로킷헬스케어 '성공적 입성'

올해 첫 번째 포문을 연 주인공은 미용 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아스테라시스는 고강도집속초음파(HIFU) 및 고주파(RF) 기술을 활용한 리프팅 장비를 주력 제품으로 한다. 

국내외에서 ‘Liftera’ 시리즈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보해 왔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CE 인증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1월 24일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이를 계기로 연구개발(R&D) 강화와 해외 법인 설립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 2월에는 동방메디컬이 코스닥 문을 두드렸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한방 및 미용 의료기기 제품군을 아우르며 국내외 276건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한방 침, 부항컵, 특수침, 필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내수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및 중동 시장까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2024년 예심 철회 전력이 있었으나 주관사 교체 및 실적 기반 전략 수정으로 올해 성공적인 재도전에 나섰다. 공모 자금은 충북 진천 신공장 증설 및 해외 인증 확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같은 달, 동국제약에서 물적분할된 동국생명과학은 2월 17일 코스닥에 이름을 올렸다.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초음파 조영제 등 영상 진단에 필요한 약제를 전문으로 하며, 진단 의료기기(MEMD) 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안정적인 국내 시장 점유율과 글로벌 수출 확대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자 신뢰를 확보했으며, 향후 조영제 및 분자영상 기반 신제품 개발에도 공모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5월에는 인공지능 기반 재생의료 플랫폼을 개발하는 로킷헬스케어가 증시에 진입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2021년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었으나, 이후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 특례) 요건을 활용해 재도전에 나섰다. 

회사는 피부조직을 출력해 이식하는 장기재생 장비 ‘닥터 인비보(Dr. INVIVO)’를 개발했으며, 이는 장기 이식 대체재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미국 FDA 임상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본격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상장 도전 뉴로핏ㆍ리브스메드ㆍ그래피, 연내 성사 여부 주목

하반기에도 기업들이 상장 문을 두드릴 채비를 하고 있다. 

뉴로핏은 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와 전기자극기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인공지능 기반 스타트업으로, 지난 5월 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2016년 설립된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전증 등 주요 뇌질환 진단과 치료 모의실험 소프트웨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뇌신경 퇴화 MRI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 PET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 치매 치료제 처방·치료효과 및 부작용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AD(Neurophet AQUA AD)' 등을 통해 병원 및 연구기관과 협업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거쳐 7월 중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다른 도전 기업인 리브스메드는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ArtiSential)’로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상하좌우 90도 회전이 가능한 다관절 구조 수술기구로 FDA, CE MDR, PMDA 등 인증을 받은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유럽 및 미국 현지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상장을 통해 R&D센터 확장 및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추진한다. 지난 5월 7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IPO를 준비 중이다.

3D프린팅 통합 솔루션 기업 그래피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회사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위한 제반 사항을 준비한 뒤 기업공개(IPO) 공모 절차에 본격화할 예정이다. 

2017년 설립된 그래피는 3D 프린터용 신소재(광경화성 레진), 다이렉트프린팅 방식의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SMA), 질소경화기(THC), 디자인 소프트웨어(DAD) 등 3D프린팅 관련 통합솔루션을 자체 개발 및 공급하고 있다. 

그래피는 2018년 세계 최초로 형상기억 3D프린팅 소재(TC-85)를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한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 제품 개발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는 기존 투명교정장치 대비 연속적이고 정밀한 치아 이동이 가능한 제품으로, 현재까지 10만건 이상의 임상 적용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상장을 추진했으나 철회한 기업들도 있다. 레메디와 엠아이티는 상장 과정에서 고배를 마시며 도전을 일시 중단했다. 

레메디는 휴대용 엑스레이 장비를 제조하며 NASA, 일본 외무성 등에도 납품 실적이 있는 강소기업이다. 2003년 설립돼 20년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며 기술력과 수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지만, 시장 상황과 기술특례 상장 심사 기준 강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예심을 자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주관사 변경 후 재도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엠아이티는 바이오와 의료기기 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이식형 전자약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MIT는 생체 적합성 소재와 정밀 전자제어 기술을 접목한 혁신 제품을 내세웠지만, 기술성 평가 단계에서 요건 일부를 충족하지 못해 상장을 철회했다. 

실제 수익성과 제품 상용화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분야는 규제와 인증 이슈가 많아 IPO 성공을 위해선 전략적인 상장 설계와 실적 기반 준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