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루게릭 요양병원 개원, 적자 운영 불가피"
강성웅 승일희망요양병원장 "치료 지원 개선됐지만 돌봄 제도는 여전히 미흡"
2025.06.05 11:46 댓글쓰기



강성웅 승일희망요양병원 원장. 사진 문수연 기자

세계 최초 중증근육성 희귀질환자를 위한 요양병원인 승일희망요양병원이 금년 3월 31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인 전 농구선수 고(故) 박승일과 가수 션이 비영리재단법인 승일희망재단을 만들어 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35만 명이 118억 원을 기부, 정부가 120억 원을 지원한 끝에 15년 만에 개원하게 됐다.


오랜 시간 루게릭병 포함한 중증근육성 희귀질환자들을 치료해 온 강성웅 병원장이 이 병원의 초대 원장을 맡았다. 강 원장은 30년 넘게 루게릭병을 포함한 희귀 중증근육질환 환자들의 재활치료를 이끌어온 전문가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에서 호흡재활치료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한 그는 이번 병원 설립 과정에서도 의료자문과 치료 방향 제시 등 핵심 역할을 맡았다. 


강 원장과 승일희망재단 인연은 박승일 전 선수가 루게릭병 진단을 받을 당시 주치의를 맡으며 시작됐다.


강 원장은 "박승일 씨가 투병 생활을 하면서 재단을 만들고 요양병원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을 다 지켜봐 왔다. 주치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재단 의료자문 역할을 했고 그렇게 인연이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돼 근육이 마비되고 위축되는 진행성 신경계 질환이다. 인지 기능은 유지되지만 사지와 호흡근이 점차 마비되며, 결국 인공호흡기가 필요해진다. 현재까지 완치되는 치료제나 치료방법은 없는 상태다.


강 병원장은 "환자들이 너무 중증이라 가족이 모두 매달려야 하고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체력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소진된다. 제가 30년 환자들을 봐왔기 때문에 그런 시점을 맞은 가족들을 많이 봤다. 환자 가족 입장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이건 한 가족이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피력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봐오면서 요양병원 건립 필요성을 느꼈고, 정부도 시스템을 만들어서 치료 유지뿐 아니라 환자 가족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5년 만에 개원했지만 의료진 인력난에 입원도 차질"


15년 만에 문을 열게 된 승일희망요양병원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3병동, 72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인공호흡기나 위루관을 사용 중인 중증 환자들을 입원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인력난으로 인해 입원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 원장은 "현재 16명이 입원해 있다. 정상적인 속도라면 30명 이상이 입원했어야 하는데 간호사 인력 채용이 어려워서 입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간호사를 뽑아도 교육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바로 투입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간병인들이 소통이 어려운 루게릭 환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간병인도 자주 바뀐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간호인력이 돌봄도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또, 환자들은 간병인이 자꾸 바뀌면 불안해 하기 때문에 간호사·물리치료사 고용도 훨씬 많이 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일희망요양병원은 중증근육성 희귀질환자 맞춤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 문수연 기자


"정부가 120억 지원했음에도 적자 운영"


일본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희귀질환자를 위한 시스템은 미흡한 상황이다.


강 원장은 "승일희망요양병원이 이름은 요양병원이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건 일본과 같은 '희귀질환병 특화 병원'이다. 일본의 경우 희귀질환자를 위한 요양병원이 27곳이나 있다.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면 대부분 입소가 가능하다"며 "구성원 모두 병원 직원이고, 이들이 환자 식사까지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승일희망요양병원의 경우 정부에서 건립에 대해 120억 원을 지원해줬지만 문제는 유지다.


강 원장은 "여기는 분명히 적자가 날 거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보험 시스템으로 우리가 목표하는 수준의 병원을 유지하는 건 턱도 없다. 기부금으로 재단에서 어느 정도는 커버하겠지만 한계가 있다. 결국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희귀질환 특수 요양병원에 대한 의료보험 항목이 따로 있어서 환자들이 월 27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그게 안 돼 있다. 항목을 신설해 주든지 사업비로 지원해 줘야 한다.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곳을 벤치마킹하는 거다"고 강조했다.


"입원하면 간병 지원비 끊기는 현실, 제도 개선 절실"


희귀질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마냥 제자리에 머무른 것만은 아니다.


강 원장은 "치료에 대한 부분은 개선돼 왔다. 예전엔 인공호흡기도 개인이 부담했지만 지금은 정부에서 90% 지원을 해주고, 폐렴 발생 시 사용되는 기침유발기도 정부에서 90% 보조해 준다. 산정특례로 치료비는 10%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치료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삶을 유지하는 게 너무나 힘든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비 외에도 간병에 대한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 간병비만 한 달에 250~300만 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돌봄 관련 지원은 미흡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강 원장은 활동보조인 제도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활동보조인이 와도 우리 환자들은 너무 힘들다고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 활동보조인이 잠깐이라도 와주면 보호자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데 그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귀질환의 경우 한시적으로 가족 간병을 할 수 있게 해주지만 지원금을 50%밖에 안 준다. 가족 간병도 100% 인정해 주면 경제활동을 하는 것과 같이 여유가 생길 텐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고, 환자가 입원하면 그마저도 끊긴다. 가족이 간병할 수 있게 해주고, 입원해도 계속 활동보조지원 서비스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강 원장은 "앞으로 이런 병원이 10개는 더 생겨야 한다"며 "한 가족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질환이다. 한계가 분명히 올 수밖에 없다. 한계점에 부딪혔을 때는 사회가 수용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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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답변 글쓰기
0 / 2000
  • 보호자 06.07 16:52
    극희귀병 환자

    입원도 안 시켜 주는데

    정부 지원은 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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