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원에서 낙상 위험이 큰 입소자를 옮길 때 2인 1조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관리·감독하지 않은 시설장에게도 사망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고 이후 피해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토록 조치하지 않은 점도 과실로 인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인천 한 요양원 시설장 A씨 상고를 기각하고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요양보호사 B씨는 지난 2023년 6월 8일 골다공증을 앓고 거동이 불편한 90대 입소자 C씨를 목욕시키기 위해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던 중 혼자 C씨를 일으켜 세웠다.
이 과정에서 C씨가 침대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대퇴골 골절상을 입었다. C씨는 이튿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달 17일 골절 후유증인 색전증으로 숨졌다.
검찰은 B씨가 환자를 2인 1조로 이동시키도록 한 낙상 예방 지침을 지키지 않은 데 책임이 있다고 봤다. 시설장 A씨 역시 이 같은 지침이 현장에서 지켜지도록 실질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갖추지 않고 사고 이후 필요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함께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요양보호사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시설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시설장이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사고 당일 병원으로 이송했더라도 피해자와 가족이 수술을 받지 않기로 한 만큼 과실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요양원 총괄 책임자인 A씨에게 환자 이동 시 2인 1조 지침이 지켜지도록 요양보호사들을 지도·감독하고, 낙상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이상 여부를 확인하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봤다.
특히 형식적인 교육을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실제 현장에서 지침이 지켜지도록 관리·감독하는 체계를 갖췄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고 사실을 보고받은 뒤에도 피해자가 괜찮다고 한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피해자와 가족이 병원 이송이나 수술에 소극적이었던 사정도 시설장 책임을 없애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피해자가 고령에 골다공증까지 앓고 있어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시설장이 낙상사고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병원 진료를 권유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2심은 A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서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과실치사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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