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으로 고전했던 비뇨의학과가 최근 첨단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고령화에 따른 환자 수요 급증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봇수술 표준화와 인공지능(AI) 접목 등 기술적 진보가 젊은 의사들 발길을 다시 비뇨의학과로 이끌고 있다는 게 학회 임원진들의 공통된 평가다.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KSER)는 1일 ‘2026 KSER Academic Festival’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비뇨의학과를 향한 젊은 의사들의 달라진 인식과 학회 차원의 정책적 노력을 공유했다.
박성열 부회장(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은 “과거 전공의들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학회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비뇨의학과 고유 영역진료 환경이 안정화됐다”며 “현재 전공의 선발 비율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50대 50으로 맞춰 운영 중이며, 대부분 100% 선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첨단 기술 집약체 로봇·AI, 전공의 유인책 역할
비뇨의학과의 반등에는 남성암 1위로 올라선 전립선암과 관련 질환 증가, 로봇수술 표준화와 이에 발맞춘 첨단 의료기술 도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덕현 대표학술이사(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는 “전립선암, 신장암 등 비뇨기암 분야에서 로봇수술은 이미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며 “비뇨의학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수용하는 데 매우 앞서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화두인 피지컬 AI나 텔레서저리(원격수술)와 같은 미래 기술에 대해 젊은 의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지원 동기가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국산 AI 결석 수술 로봇인 ‘자메닉스’가 국내 임상을 마치고 세계 무대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미국 텔레서저리(원격수술) 플랫폼 기업인 ‘소바토’가 소개되는 등 로봇과 AI를 아우르는 미래의료 청사진이 다뤄질 예정이다.
민승기 부회장(골드만비뇨의학과)도 비뇨기과 변모된 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수가 환경 변화에 따라 급격한 하락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경계심도 피력했다.
민승기 부회장은 “대형화된 개원가와 새로운 비뇨의학과 개설이 늘어난 시장 상황도 전공의들에게는 유망한 미래 비전으로 비치고 있다”며 “하지만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료수가가 낮게 유지된다면 인기는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0명 넘는 해외의사 참가…역대 최대 규모 국제교류
강석호 회장(고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은 “첨단 기술을 공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오는 7월 9일부터 11일까지 부산 BEXCO에서 ‘2026 KSER Academic Festival’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에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100명 이상 해외 비뇨의학과 의사가 참가할 예정이다. 해외 초청 연자만 50여 명에 달해 KSER 창립 이래 가장 폭넓은 국제 네트워크가 결집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세계내비뇨학회(ES)를 비롯해 북미비뇨로봇수술학회(NARUS), 유럽비뇨로봇수술학회(ERUS), 일본비뇨내시경로봇학회(JSER), 세계요로결석연합(IAU) 등 비뇨내시경·로봇 분야를 선도하는 국제 학술단체들이 대거 참여해 공동 세션을 운영한다.
총 22개국에서 400여 명이 참가 등록을 마쳤으며, AI 기반 실시간 통역 시스템이 도입돼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지식 공유가 지원된다.
글로벌 협력 강화, JSER 공동 데이터베이스 구축
KSER는 최근 일본비뇨내시경로봇학회(JSER)와 공동 추진한 ‘로봇 방광절제술 국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완료했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 행사가 열리며, 향후 요로결석 등 다양한 영역으로 공동 레지스트리를 확대해 아시아권 근거중심 의료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7월 10일에는 세계요로결석연합(IAU)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를 통해 학술 교류는 물론 국제 공동연구, 젊은 의학자 교환 방문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세계내비뇨학회(ES)와는 강석호 회장의 이사회 임원 임명을 계기로 공동 세션 운영과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장기적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행사는 교육적 측면도 대폭 강화했다. 실제 수술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 세션이 운영되며, ‘RUVICon’과 ‘EUVICon’을 통해 우수 수술 영상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또한 수술실 전담 간호사를 위한 ‘Nursing Education Session’을 확대 운영, 수술팀 전체의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
아울러 지난해 창간한 국제 동영상 학술지 ‘TiER(Theater in Endourology and Robotics)’ 활성화를 위해 금년 처음으로 ‘TiER 학술지 공모논문상’을 제정했다.
KSER는 이를 통해 텍스트 중심 학술지 한계를 넘어 실제 술기를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새로운 학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석호 회장은 “KSER는 교육, 연구, 국제협력을 통해 최소침습 비뇨기수술 미래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젊은 의학자 교류 사업 등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학회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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