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비 GDP 대비 9.7%, OECD 평균 상회"
정형선 교수 "비급여 진료 부추기는 실손보험 제한 정책 시급"
2023.10.30 05:40 댓글쓰기



한국의 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중(검은색 선그래프)이 급증해 지난 2022년 9.7%에 달하며, OECD 평균 국민의료비 비중(회색 선그래프)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출처 보건행정학회지



지난해 한국의 의료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9.7%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를 넘어섰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팀은 국제보건계정팀(IHAT)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국민보건계정 잠정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전체 국민의료비가 처음으로 200조원을 초과하며 GDP 대비 비중 역시 급등했다고 ‘보건행정학회지’ 최신호에 밝혔다.


세계 보건계정 전문가 집단인 국제보건계정팀은 지난 2007년부터 표준화된 지표를 통해 각국의 의료비를 산출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각국 의료비에 대한 2021년 확정치와 2022년 잠정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2022년 국민의료비(전체 경상의료비)는 209조원으로, GDP 대비 9.7%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62억원에서 2021년 193조3000억원으로 19.3% 급증한 데 이어, 2022년에도 약 8.1% 증가한 셈이다. 증가율은 약간 둔화됐지만 5년 연평균 증가율은 10.1%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정 교수팀은 “2022년 의료비는 2012년 86조9000억원의 2.4배, 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율은 10년 전인 2012년 6.0%에서 3.6%포인트나 올랐다”고 분석했다.


더군다나 2022년 의료비 비중 증가는 세계적 흐름과 어긋난다. OECD 회원국의 국민의료비 비중은 코로나19로 2021년 9.7%까지 크게 올랐다가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서 2022년 9.3%로 줄었다. 


이와 정반대로 한국의 국민의료비 비중은 2021년 9.3%에서 2022년 9.7%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민의료비 비중이 처음으로 OECD 평균을 넘어섰다.


정 교수팀은 “한국 의료비 비중이 지속 급증하는 것은 OECD 회원국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특이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 인구 고령화와 소득안정에 따른 의료수요의 증가를 배경으로, 2002년경부터 고착화된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계약의 건강보험 수가 결정구조에 얽혀 건강보험 지출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한편으로 실손보험의 확대와 맞물린 비급여 지출은 급팽창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팀은 현재 지난 2019년 전망했던 흐름대로 가고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지난 3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2030년 의료비가 400조원을 넘어 GDP의 16%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정 교수팀은 의료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촉구했다.


정 교수팀은 “건강보험제도부터 환산지수 계약방식의 재검토 등의 적극적인 의료비 억제정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며 “또 실손보험은 그 자체가 국민의 부담일 뿐 아니라 공보험의 통제를 벗어난 비급여 지출을 부추겨서 전체 국민의료비를 키운다. 공보험의 법정본인부담에 대한 실손보험의 개입을 제한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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