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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촉발 비대면 학술행사·의대 교육 '변화'
올 1학기 수업·춘계학술대회 무사히 마쳤지만 일부서 문제 부각
[ 2020년 10월 23일 12시 19분 ]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생활을 크게 변화시켰다. 대표적인 예로 감염 예방을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문화’가 사회 곳곳에 자리 잡았다.


의학 교육 및 학술행사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의과대학들이 기존의 대면 강의 대신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학기를 진행했다. 학회들은 매년 개최해왔던 춘계학술대회를 취소하거나 온라인행사로 전환했다.


1학기 학사일정 전면 중단한 의과대학 ‘온라인강의’…학생-교수 ‘시각차’


전국 의과대학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올해 1학기 학사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 비대면 수업을 위한 동영상 강의 준비를 서둘러 시작했다. 스튜디오에서 녹화하거나 강의용 슬라이드에 음성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영상을 마련했다.


특히 eTL(e-Teaching & Learning)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상호작용이 필수적인 수업은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화상 강의로 진행했다.


급조된 강의 방식이지만 학생들은 이 같은 비대면 수업에 대체로 만족했다.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온라인 강의를 선호, 두 학습법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수업 효과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최근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대면 수업 관련 만족도 조사결과 의학과 1학년 기초의학 과목의 경우 온라인 강의를 선호한다는 의견이 60%를 넘었다.


온라인 강의 방식 중에서는 80% 이상의 학생들이 사전 촬영해 제공하는 방식을 훨씬 선호했다. 실시간 강의가 낫다고 응답한 학생은 6~7%에 불과했다.


강의에 대한 만족도를 2019년 같은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과 비교한 결과 ‘전반적 만족도’, ‘명확한 교육목표 제시’, ‘강의 분량의 적절성’ 등 모든 척도에서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동영상 수업을 시청하다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으면 되돌려보거나 잠시 멈추고 다른 자료를 찾아보며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샀다.


반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교수들 의견은 학생들과 많이 달랐다. 온라인 강의가 오프라인 강의보다 낫다는 의견은 13.6%에 불과했고, 온라인 강의 중에서는 학생들과 달리 실시간 강의를 훨씬 선호했다.(61.3%)


학생들의 성취도는 전년도 시험성적과 비교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부분의 과목 성적이 2019년과 차이가 없었다. 다른 기초의학 과목과는 달리 해부학 성적만 조금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1/3로 나눠 실습을 진행하느라 한 학생 당 실습시간이 줄어든 게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출석을 최종 학점 부여하는 과목의 경우 거의 모든 학생들이 모든 강의를 시청했으나 출석을 학점에 반영하지 않는 경우는 학년별로 시청률이 달랐다. 의학과 1학년은 95%가 넘는 시청률을 보였지만, 의학과 2학년의 경우 70~85% 정도로 파악됐다.


출석을 반영하는 과목의 경우 학생들이 동영상을 작동시키고도 실제 시청하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촬영 동영상을 제공하는 수업의 시청률은 70~80%로 이해하는 게 타당하다는 판단이다.


서울의대 A교수는 “비대면 수업은 최소 2020년 2학기까지는 지속돼야 하고, 2021년까지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효율적 진행 방안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학습과 오프라인 교육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수업 효과를 향상시키는 혼합교육 (Blended learning)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수가 직접 촬영한 동영상이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 등을 제시해 학생들이 미리 공부한 후 직접 만나 토론, 발표, 질의 응답 등의 상호작용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B교수는 “의학의 경우 온라인 자료들이 많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를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를 효과적인 학습체계 구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학회들, 시스템 장애 이어 등록비‧평점 문제 ‘골머리’

올해 의학 학술단체들은 방역에 최대한 역량을 쏟으면서, 의도했던 학술 교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절침부심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학회 대부분은 온-오프 병행으로 춘계학술대회를 열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정부의 온라인 학술대회 한시적 지원 방침에 덧붙여 대한의학회의 권고도 작용한 덕분이다.


지난 6월 중순 대한의학회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가급적 온라인 학술대회로 전환 권고를 산하 학회에 고지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온라인행사에 소극적이던 학회들은 적극 검토 및 도입에 들어갔다.

이미 온라인 또는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학술대회를 치렀던 학회들은 결과와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고, 내부 검토를 통해 다음 번 행사 준비에 활용하려 하고 있다.


행사가 상반기에 2~3차례 미뤄졌거나, 이달 이후 예정돼 있는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학회들은 앞선 학회들의 선례를 최대한 참고하려는 분위기다.


많은 학회들이 온라인 학술대회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전보다 넉넉하진 않지만 업체들의 후원과 회원들의 등록이 이어지면서 무사히 행사를 치러냈다.


하지만 일부 학회에선 시스템 장애로 인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수천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전문과목 학회들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골머리를 앓았으며, 등록비와 평점 문제도 논란거리 중의 하나로 부각됐다.


회원만 수만명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모학회인 A학회는 학술대회를 몇 차례 연기한 끝에 결국 지난 9월 초 온라인 학술대회 전환을 공식화했지만 막상 학회를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발생했다.


학술대회 주요 프로그램은 물론 전공의 연수강좌가 몇 시간째 먹통이 되면서 아예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회도 전담 업체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그 안에 회원들의 불만과 항의가 쏟아지며 곤혹을 겪어야 했다.


A학회의 문제는 학술대회라는 특성으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단순히 로그인 방식의 다른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과 달리 학회의 특성상 별도의 확인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평점 인정 등을 위해 필요한 중복 접속 점검 기능이 바로 그것으로 이 시스템이 동시 접속자가 3000명을 넘어서자 시스템 과부하가 걸리며 장애가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A학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 다른 전문과목 학회인 B학회도 온라인 학술대회를 진행하던 중 시스템 장애가 일어나 먹통이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B학회는 대회원 사과문을 돌리고 등록비 전액을 환불해 주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학술대회 전환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후원과 평점 문제가 다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온라인 학술대회도 후원과 평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시스템 장애 등에 대한 규정이이나 선례가 없어 문제 소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학술대회와 함께 전공의 연수강좌가 먹통이 되면서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받지 못한 상황이 벌어진 곳도 있다. 해당 학회는 전공의 수련 기간 중 학술대회 참석을 의무화하고 있다.


후원 문제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였다. 현재 온라인 학술대회의 후원은 동영상 재생중이나 온라인 부스 등을 통해 제약사나 의료기기회사의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장애로 인해 해당 시간대에 노출돼야 할 후원사 광고가 나오지 않거나 온라인 부스가 먹통이 된다면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합의된 바가 없다.


A학회 총무이사는 “아직까지 온라인 학술대회가 정립되지 않아 환불이나 보상 규정 등도 전무한 상태”라며 “타 학회 임원들과 만나면 온라인 학술대회 보험이라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만큼 스트레스가 크다”고 토로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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