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신장 이식 영장류 ‘160일 생존’…장기생존 촉각
김현일 옵티팜 대표 “면역억제 항체 변경 후 성적 개선, 180일 넘으면 임상 추진”
2026.10.07 06:11 댓글쓰기



옵티팜이 형질전환 돼지를 활용한 이종장기 사업에서 임상 진입 핵심 과제로 꼽히는 장기 생존 ‘재현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물질병진단과 동물약품 등을 기반으로 성장한 옵티팜은 형질전환 돼지를 자체 개발하며 신장과 심장, 피부, 각막 등으로 이종이식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돼지 신장을 이식한 영장류가 221일 생존하며 국내 최장 기록을 세웠고, 심장에서도 217일 생존 기록을 확보했다.


다만 사람 대상 이식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단일 개체의 최장 기록을 넘어 여러 개체에서 장기 생존을 반복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옵티팜은 221일 기록 이후 후속시험에서 생존기간 편차를 겪었지만, 최근 면역억제 프로토콜을 변경한 뒤 다시 장기 생존 사례가 나오고 있다.


6일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식약처 출입 전문지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종신장을 이식받은 영장류 가운데 금일 기준 160일, 97일, 8일째 생존 중인 개체가 있다”며 “특히 160일째인 개체 상태가 굉장히 좋다”고 밝혔다.


옵티팜은 2023년 221일 생존 기록을 확보할 당시까지 약 29건의 영장류 이종신장 이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후속시험에서 장기 생존 결과가 안정적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회사는 면역억제 항체가 성적 편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221일 기록 이후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당시 사용한 국내 벤처기업 면역억제 항체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미국 연구팀이 사용하는 항체를 수입해 적용하면서 결과가 크게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된 시험에서 180일 안정적으로 넘는 것이 관건”


옵티팜이 임상 진입을 위한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은 영장류에서 180일 이상 생존이다. 단일 개체가 아닌 반복된 시험에서 180일 이상 생존하는 결과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김 대표는 “영장류에서 180일을 생존하면 사람에서는 훨씬 오래 기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180일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임상 진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팜은 올해와 내년 추가 비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2028년 이후 사람 대상 이종신장 이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원료동물 고도화도 진행하고 있다.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관련 돼지 유전자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돼지 유전자 4개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 6개를 삽입한 총 10개 유전자 변형 형질전환 돼지를 확보했다. 유전자 가위와 체세포 복제·핵이식, 형질전환 돼지 번식 기술 등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원료동물로는 화이트 유카탄 미니돼지를 사용한다. 일반 돼지가 성체 기준 250~300kg까지 성장하는 것과 달리 약 60~80kg 수준으로 성장해 사람과 장기 크기가 상대적으로 유사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오송 생명자원연구센터에서는 국책과제 연구용 등을 포함해 연간 약 100두를 생산할 수 있다. 외부 병원체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왕절개로 얻은 자돈을 들여와 온도와 습도, 공기 등을 통제한 환경에서 사육한다.


현재 옵티팜은 3개 국책과제에 총 568억원 규모로 참여해 서울대병원·서울대 의대·세브란스병원·건국대병원·서울아산병원·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등과 세포·조직, 혈액, 고형장기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GMP 시설 확보…피부·각막부터 임상시험 채비


임상 진입을 위한 생산 인프라도 확보했다.


옵티팜은 이날 바이러스 벡터 및 백신 공정개발 전문기업 씨드모젠의 cGMP 시설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청주시 송정동에 위치한 시설은 연면적 약 544㎡ 규모로 이종피부와 각막, 췌도, 혈액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및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자체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시설을 구축할 경우 약 1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회사 규모에서 임상을 통과하고 초기 사업화를 진행하기까지 적합한 플랫폼”이라며 “우선 이종피부와 각막, 췌도 임상에 활용하고 향후 사업 규모가 커지면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빠른 임상 진입이 예상되는 분야는 이종피부다. 화상환자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 형태로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안전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종각막은 국제이종이식학회(IXA)가 제시한 임상 조건인 ‘8마리 중 5마리 6개월 생존, 이 가운데 1마리 1년 생존’을 충족하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회사는 2027년 임상 준비를 거쳐 2028년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고형장기에서는 신장을 우선 추진한다. 이식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더라도 투석이라는 대체 치료수단이 있어 심장보다 임상 진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이다.


장기투자 이종장기…수익사업 키워 R&D 재투자


이종장기는 임상과 상용화까지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만큼 옵티팜은 연구개발을 뒷받침할 수익성 사업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동물질병진단과 동물용 의약품, 박테리오파지 등 기존 사업부문 매출은 2020년 130억원에서 2025년 223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은 11.4%다.


향후 성장동력은 박테리오파지와 백신이다. 박테리오파지는 2027년 미국, 2028년 유럽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VLP 플랫폼 기반 구제역 백신은 2027년 상용화가 목표다. 이후 관련 기술을 인체용 수족구 백신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들 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수족구 백신과 이종장기 등 인체 분야 R&D에 재투자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다른 바이오벤처들이 인체용 제품을 먼저 개발하다가 자금 문제로 동물 분야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 우리는 반대”라며 “동물 분야에서 먼저 사업화해 매출을 일으키고 이를 다시 인체용 제품 개발에 투자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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