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급작스럽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위원장 직권으로 간호법안 본회의 상정을 위한 안건신속처리 의결을 한다고 한다. 상식을 벗어난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9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은 국회 앞에서 진행된 간호법 철회 촉구 보건복지의료연대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에서 이 같이 포문을 열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간호법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예고되면서 범(凡)의료계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또 다시 나선 것이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 등 100명 남짓 참석했다.
이필수 회장은 "법이란 한 번 제정되면 시행령이나 개정입법 등을 통해 얼마든지 독소조항으로 지적된 내용들을 다시 채울 수 있고, 그로 인한 폐단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많은 법 전문가들이 간호법 제정이 타당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보건의료, 복지 전문가들과 함께 통합적이고 다각적인 차원에서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분열이 아닌 통합, 이기주의가 아닌 공동체를 우선하는 연대와 협력이 정신이 맞닿아 있고, 국회가 부디 이런 가치를 지켜 우리의 건강한 미래를 열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간호법 제정 시 업무 영역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는 임상병리사, 간호조무사 등도 간호법 저지가 가진 독소조항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악법 제정을 막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은 "처우 개선은 간호사만이 필요한 게 아니다"며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는 직역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에 대해 정치권은 단 한 번이라도 헤어려 봤는지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장 회장은 "간호법 제정으로 직역 간 업무 영역 경계가 무너진다면 의료현장은 엄청난 혼란과 무질서함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한 불이익과 악결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다른 보건의료직역들의 헌신과 희생을 철저히 무시하고 도외시하는 편향적이고 부당한 악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도 "이제 간호법안을 둔 그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폐기 수순을 밟아야 마땅하다"며 "간호법은 논란과 반대가 극심한 탓에 지난 달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안 2소위로 회부해 다루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런 와중에 국회와 정치권이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법안 통과를 강행하려는 볼온한 시도에 대해 우리 보건복지의료연대는 400만 회원들의 이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만약 이 법이 통과된다면 이를 주도한 국회의원들에 즉시 책임을 묻고, 2024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양보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