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개골 X선 영상에서 뼈 사이의 봉합선을 분석해 선천성 질환인 두개골조기유합증을 판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김병준 교수[사진]와 광운대 전자공학과 유지상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AI 진단 보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두개골조기유합증은 뼈 사이 봉합선이 일찍 붙어 두개골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선천성질환이다. 진단이 늦으면 두개내압 상승 및 시각장애, 발달 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두개골조기유합증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확진하지만, 영유아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X선 검사를 통한 조기 선별이 중요하다. 다만 X선 영상에서는 가느다란 봉합선이 주변 뼈 구조와 겹쳐 보여 정확한 판독이 쉽지 않다.
기존 AI 모델 역시 봉합선 자체보다 두개골 모양이나 얼굴뼈 등 이차적인 변형에 의존, 머리 형태가 비슷한 자세성 사두증과 구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AI가 X선 영상에서 두개골 앞쪽과 정수리, 뒤쪽 주요 봉합선인 관상·시상·람다봉합선 위치를 파악토록 했다.
이어 봉합선 정보를 원본 영상과 결합하고, 해당 부위에 가중치를 부여하면서 다른 영상 정보도 함께 활용해 질환 여부를 판별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환자 368명의 X선 영상 1088장을 활용해 모델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독립 시험 데이터의 검사 단위 평가에서 정확도 94.1%, 민감도 97.1%를 기록했다.
전체 검사에서 질환 유무를 판별하는 정확도뿐 아니라 실제 환자 질환을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능력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인 것이다.
AI 판단에 영향을 준 영역을 보여주는 ‘Grad-CAM’ 분석에서도 두개골 외형보다 봉합선에 주목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부학적 정보를 활용, 의사 진단을 보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질환을 단순한 두상 변형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시상봉합선이 일찍 붙어 머리가 앞뒤로 길어지는 ‘주상두’다.
권혜연 서울의대 성형외과학교실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이러한 머리 모양을 흔히 ‘앞뒤짱구’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며 “진단이 늦어 최소침습적인 봉합선절제술 시기를 놓치면 보다 광범위한 두개골재건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AI가 임상 검증을 거쳐 도입되면 1·2차 의료기관에서도 의심 환자를 신속하게 선별하고 전문 의료기관으로 연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실제 진료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AI 성능을 고도화하면서 2027년 추가 임상 성능 검증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 준비를 추진해 2028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는 진단 지연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를 줄이고, 환자와 보호자가 보다 이른 시기에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기부금으로 추진된 서울대병원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사업 지원을 받아 서울대병원·경북대·전북대·서울대 치과대학·광운대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 8월 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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