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상 한미약품 에페, 10% 감량도 큰 의미”
김민선 이사장 “모든 비만환자가 체중 20% 줄여야 하는 거 아니다”
2026.10.29 10:01 댓글쓰기

오늘(29일) 출시 예정인 한미약품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해 국내 비만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체중감량 효과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최대 수준 감량이 필요한 것은 아닌 만큼 환자 특성에 따른 차별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개발한 비만치료제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제약산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에페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로,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공개된 국내 임상 3상 40주 중간 결과에 따르면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서 에페 투여군의 평균 체중감소율은 9.75%로 나타났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49.46%였다.

이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의 임상 68주 평균 체중감소율 14.9%,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임상 72주 최고용량 기준 20.9%보다 낮은 수치다.

임상시험 기간과 대상 환자군 등이 달라 직접적인 효능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임상 결과에서는 체중감량 효과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가격에서는 에페가 초기 투약 부담을 낮췄다. 에페의 첫 4주 공급가는 약 12만9800원으로, 위고비 약 21만원과 마운자로 약 27만원보다 저렴하다.

다만 에페는 용량이 증가하면서 공급가도 높아져 4주 기준 2개월 차 22만8800원, 3개월 차 27만7200원, 유지용량 투여 시 29만9200원 수준이다. 해당 금액은 공급가로 실제 환자 부담액과는 차이가 있다.

“체중감량 효과 차이 있지만 환자별 치료 목표 고려해야”

김 이사장은 에페 경쟁력을 평가할 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는 것은 중요한 장점”이라며 “국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임상 근거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비만치료제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환자별 치료 목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이사장은 “모든 비만 환자가 체중을 20%씩 감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BMI 25~30 구간 환자들은 10% 정도 체중 감량만으로도 충분한 임상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비만 정도와 동반 질환, 대사적 위험에 따라 필요한 체중감량 수준이 다른 만큼 단순히 감량률만으로 치료제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에페 역시 글로벌 치료제와의 체중 감량률 차이뿐 아니라 국내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 수준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 이사장은 국산 비만치료제 개발이 갖는 산업적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산업에서도 경쟁력 있는 치료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페의 실제 임상 경쟁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김 이사장은 “아직 직접 사용해 보지 않아 실제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에페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가격 경쟁력과 국내 임상 근거를 넘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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