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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서 바이오 등 국가전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놓은 특별법에 ‘외국의료기관 개설 특례’ 조항이 포함되면서 보건의료 시민단체·노동계가 발칵 뒤집혔다.
외국의료기관 설립자의 자격·요건 세부사항을 법으로 명시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 숱한 논란이 돼 온 영리병원 허용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이달 20일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초광역특구법)’을 대표발의했다.
특별법은 지역과 기업이 주도하는 광역·초광역권 핵심 성장거점인 ‘초광역권 전략산업특구’를 지정·운영해 최고 수준 규제특례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규제특례 대상이 되는 특구기관에는 의료기관도 포함됐다. 논란이 된 내용은 ‘의료기관 개설 특례’ 조항이다.
해당 특례는 ‘현행 의료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은 관할 지자체장 허가를 받아 초광역특구에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고, 지자체장은 허가 전(前) 보건복지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외국의료기관 종류는 병원·치과병원·요양병원·종합병원으로 하고, 외국의료기관 개설 요건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조항을 두고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영리병원 설립 불을 지피는 것”이라며 규탄했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기관 개설주체 중 법인을 의료법인과 비영리법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특별법에는 ‘비영리법인 한정’, ‘내국인 진료 한정’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추후 하위법령을 통해 영리병원이 허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 싼얼병원·녹지국제병원 악몽 재현?…양대노총 “법안 철회” 요구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분개하는 이유는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시행된 ‘제주특별법’이 의료기관 개설 법인 종류를 도조례에 맡기면서 국내 첫 영리병원 설립 시도가 이어졌다.
중국 천진화업그룹은 싼얼병원 설립을 시도했고, 중국 녹지그룹은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시도했지만 각각 투자 적격성 문제로 인한 불승인 조치, 시민단체·노동계 반대에 가로막혔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특별법상 ‘외국인’은 얼마든지 국내 의료자본과 손잡은 외국인이나 검은 머리 외국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는 단 하나의 영리병원도 허용할 수 없다. 그동안 영리병원은 시민 저항으로 모두 실패했고, 이재명 정부도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병원 개설 주체 제한은 의료 공공성을 지키는 것인데, 이 특별법은 이러한 장치를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취급하고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든다”고 일침했다.
이어 “우리 본부는 제주 영리병원을 포함해 여러 의료민영화 시도를 투쟁으로 막았다”며 “또 다시 영리병원을 추진하겠다는 이재명 정부 특별법은 우리에 대한 전쟁 선포나 다름없다”고 힐난했다.
양대노총이 이번 초광역특구법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오는 26일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좋은공공병원만들기 운동본부 등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규제합리화를 필수적 과제라고 강조하며 “이번 초광역특구법은 역대 최대 규제특례가 담겨 있는데, 국회 심사과정에서 많이 조정될 것이다. 효율적 법안이 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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