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식, 의약품·의료기기처럼 ‘공급위기 관리’ 추진
박용갑 의원,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 발의…“중단 180일전 보고 의무화”
2026.10.24 05:44 댓글쓰기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가 평생 먹어야 하는 특수식 공급에 대한 국가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급안전관리대상’ 식품을 지정해 공급 중단 180일 전에 정부에 보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내용의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들은 정가 1700원인 저단백 즉석밥을 최대 1만3000원에 구매해 왔다.


질병청은 환자들이 유선과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반복 제기한 뒤에야 공급 부족 사태를 인지했고, 급기야 해당 즉석밥이 정가의 최대 7.6배에 거래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국내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는 약 863명이다. 만 19세 미만 환아는 보건복지부의 ‘선천성대사이상 검사 및 환아관리사업’을 통해 특수식을 지원받지만 성인 환자는 정부 관리에서 벗어나 있다. 


이에 환아에게 배정하고 남은 물량을 경쟁적으로 구매하거나 품절 시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가보다 비싸게 사야 했다.


질병청은 올해 6월 CJ제일제당·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7월부터 성인 구매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는 법적 근거 없는 업무협약으로 공급 부족·중단 우려는 그대로 남아 있다. 


1인당 구매량도 분기별 13박스(312개)로 제한돼, 환자들은 부족한 물량을 여전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있다.


공급 구조도 취약하다. 저단백 즉석밥과 특수조제분유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각각 1곳씩 모두 2곳이고, 수입 업체도 1곳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의약품과 의료기기만 공급 중단 180일 전 또는 공급 부족 등이 예상될 때 정부에게 보고토록 하고 있어, 특수식은 사전 대응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번 개정안은 국가가 희귀질환자 단체 등을 통해 특수식 수요를 조사하고, 대체 가능한 제품이 없거나 공급 중단 시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危害)를 초래할 수 있는 식품을 ‘공급안전관리대상’ 식품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정된 식품은 공급 중단 180일 전에 보고받아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구축토록 했다. 


박용갑 의원은 “희귀질환자의 생존에 필요한 식품 공급이 기업 선의와 환자 민원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가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2022년 특수분유 품귀 사태를 겪은 뒤 같은 해 12월 영아용 조제식과 대사질환 특수분유 등 환자용 의료식품(Medical Food)을 ‘핵심식품(Critical Food)’으로 규정했다. 


제조업체는 공급 차질을 일으킬 수 있는 생산 중단이 발생하면 5영업일내 식품의약국(FDA)에 알리고, 공급 차질 위험관리계획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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