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파업 철회
임금 3.5% 인상·간호인력 시범사업 합의…육아휴직급여·행려병동 문제는 미해결
2026.10.27 21:41 댓글쓰기




2026년 임단협 가조인식에서 백남종 서울대병원장(왼쪽)과 박나래 서울대병원분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사가 임금 인상과 간호인력 운영 개선 등에 잠정 합의하면서 28일 예정됐던 무기한 전면파업이 철회됐다.


서울대병원(병원장 백남종)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27일 밤 대한의원 제1회의실에서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에 따른 가조인식을 진행했다.


노사는 지난 8월 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약 3개월간 교섭을 이어온 끝에 파업을 하루 앞두고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병원 진료는 차질 없이 정상 운영된다.


이번 합의에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총액임금 3.5% 인상을 비롯해 간호인력 개선 시범사업, 병동 중앙화 축소, 근로조건 개선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핵심 쟁점이었던 간호인력 충원과 관련해 ‘환자안전 인력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올해 안에 노사 동수의 인력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환자 중증도와 입·퇴원 건수, 병동 중앙화에 따른 업무 부담 등을 반영한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기준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과계와 외과계, 소아계, 특수 간호단위 등 4개 간호단위에 간호직 정원을 배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향후 정부의 정원·재원 확보와 사업 성과 평가를 거쳐 대상 병동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검사실과 수술실, 환자 이송 등 간호인력 외 직종의 인력 증원에도 합의했다.


병동에 배치되는 근무 경력 1년 미만 간호사의 비율은 2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야간근무 이후 충분한 휴식 없이 다시 교대근무에 투입되는 이른바 ‘나이트-오프-이브닝(N-off-E)’ 근무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노조가 교섭 과정에서 요구했던 43개 부서 99명 충원과 관련해 실제 합의된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타과 환자 혼합배치 축소·부서운영경비 감사 추진


노사 간 또 다른 쟁점이었던 병동 중앙화 운영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노조는 병원이 병상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담당 진료과 구분 없이 환자를 입원시키면서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과 환자안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84병동에는 한 달 동안 19개 진료과 환자가 입원했으며, 지정 외 진료과 환자 비율은 49.0%에 달했다. 115병동은 이 비율이 52.5%였다.


이에 노사는 현재 운영 중인 중앙화 병상의 규모를 줄이고, 중앙화 대상 진료과도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부서운영경비와 회의비의 투명성 강화 방안도 마련됐다. 병원은 2027년 안에 관련 경비의 적정 사용 여부를 검증하는 감사를 실시하고, 부적정 집행이 확인되면 관련 절차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 법인카드와 클린카드 사용 확대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다만 일부 쟁점에서는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보라매병원 39병동의 행려환자 병상 축소 문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에 따르면 보라매병원은 오는 11월부터 행려환자 전용병상을 26개에서 14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병상 축소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번 합의에 축소 금지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육아휴직급여의 총인건비 제외 문제도 이번 잠정합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노사는 해당 사안을 국립대학병원협회에서 논의하고, 필요할 경우 2027년 상반기 안에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총인건비 제도 개선을 위한 대정부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중증·희귀난치질환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의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간호 보조인력 정원 축소 중단과 직원 교육연수 휴가 1일 추가 등에 합의했다.


노조는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파업을 중단하지만,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이자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병원과 정부를 상대로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유지하고,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어가며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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