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급종합병원 지정 체계를 개편하며 여성·소아 중증진료를 전문질환군에 포함시키는 등 필수의료 분야를 강화하는 정책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 규정’ 일부 개정안을 고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활용되는 중증환자 비율 산정 체계가 기존 KDRG 4.4에서 4.6 체계로 전환된다. 

KDRG는 환자의 진단명, 수술·시술 여부, 나이, 합병증 등을 종합해 환자를 세분화하는 분류 방식으로, 건강보험 수가뿐 아니라 병원 지정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쓰인다.

그동안 4.4 체계는 질환과 시술 항목이 포괄적으로 묶여 있어 고난도 진료를 수행해도 중증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합병증이나 동반질환 반영이 제한적이다 보니 실제로는 고위험 환자임

새로 도입되는 4.6 체계는 전문진료질병군 511개, 일반진료질병군 565개, 단순진료질병군 147개 등 총 1223개 군으로 세분화된다. 

또한 복지부는 '질병군 중증도 분류 공고'를 통해 여성·소아 진료에 대한 보정 조치도 내놨다. 

자궁근종절제술, 난소위치전이술 등 가임력 보존 목적의 7개 수술을 50세 미만 여성에게 시행할 경우 전문질환군으로 상향 분류하고, 소아 중증질환 입원환자 역시 전문군으로 인정해 병원들의 기피 영역이었던 여성·소아 진료 활성화를 유도했다.

정은경 장관은 앞서 간담회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정책 방향성을 제도에 반영한 첫 사례로, 병원별 중증환자 비율 산정 결과에 따라 차기 상급종합병원 지정(2027~2029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