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 간호사 차출 서울대병원, 파업 위기 봉착
노동조합, 22일 파업 예고…병동 경력간호사 84→69.6%
2026.10.07 12:41 댓글쓰기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진료지원간호사 확대 과정에서 병동 인력이 대거 빠져나가며 환자안전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충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43개 부서에 99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는 21일까지 병원이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22일 파업 일정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7일 서울대병원 윤덕병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병원현장의 인력 운영 실태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 상황, 향후 투쟁계획을 밝혔다.


박나래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올해 진료지원간호사를 만들기 위해 병동 간호사 204명을 차출했다”며 “전공의 이탈과 진료 구조 전환을 메우느라 병동 간호사들을 빼앗아 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병동 신규 간호사는 244명에서 418명으로 늘면서 비율이 25.9%까지 높아졌다.


반면 3년 이상 경력간호사 비율은 84%에서 69.6%로 14.4%p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간호부문에서 200여명이 휴직하고 57명이 사직했다.


박 분회장은 “신규 간호사를 가르쳐줄 사람도, 환자 상태를 판단해 줄 사람도, 응급 상황에서 뒤를 받쳐줄 사람도 한꺼번에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신규 간호사가 환자를 온전하게 간호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2개월, 많게는 6개월 이상의 트레이닝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간호사 충원 여부와 관련해서는 경력직만을 별도로 채용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신규 간호사가 충원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알고 있다”며 “신규 간호사를 경력 간호사와 1대1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배치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간호사를 포함해 전체 인원 자체를 더 늘려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와 노동강도를 낮추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병상가동률 높이려 진료과 혼재…간호업무 가중”


여러 진료과 환자가 하나의 병동에 섞여 입원하는 이른바 ‘중앙화’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박 분회장은 “어느 과 환자를 어느 병동에 배치한다는 기준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익숙하지 않은 진료과 환자도 병상이 비어 있으면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권지은 서울대병원분회 교섭단장은 “응급실 재원시간을 줄이려다 보니 내·외과에 상관없이 환자를 받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진료과 병상이 날 때까지 하루 이틀 병상을 비워두면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빈 병상을 채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적 휴무 문제도 제기됐다. 노조에 따르면 본원 간호사의 평균 누적 잔여 휴무는 2023년 2일에서 올해 8월 4.5일로 늘었고, 일부 병동에서는 1인당 10일 이상 휴무가 쌓였다.


박 분회장은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누가 실수했느냐가 아니다. 왜 숙련이 유지될 수 없는 병동이 됐는가”라며 “인력 공백은 결국 환자안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환자 중증도와 업무 복잡성, 숙련도를 반영한 적정인력 배치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축소, 진료과별 병동 운영체계 유지, 누적 휴무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도 주요 요구사항 중 하나다.


라옥란 서울대병원분회 사무장은 “상급종병 구조전환 사업의 컨트롤타워는 복지부”라며 “서울대병원이 정책에 따라 병상과 인력을 운영한다면 교육부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6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오는 13일 서울대병원, 14일 보라매병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오는 21일까지 병원 측이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22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파업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 분회장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공공의료를 지킬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 이에 대한 수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더 강력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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