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평원은 상임이사 공모 절차를 거쳐 신임 보험수가상임이사에 이소영 현 약제관리실장을 임명한다고 30일 밝혔다. 임기는 오늘(2일)부터 2028년 9월말까지 2년이다.
지난 4월 18일 취임한 홍승권 원장은 취임 165일째에 수뇌부 인선을 최종 매듭졌다. 취임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돼 온 핵심 보직 인선 퍼즐이 모두 맞춰지면서 본격적인 ‘홍승권표’ 심평원 운영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외부 영입설 돌던 보험수가상임이사, ‘내부 발탁’ 선회
이번 보험수가상임이사 자리는 당초 학계나 외부 전문가 수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거론되던 외부 전문가가 인사 검증 문턱을 넘지 못해 불발됐다는 풍문이 돌면서 결국 안정적인 내부 승진으로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최종 낙점된 이소영 신임 상임이사는 지난 2004년 심평원에 입사해 22년간 몸담은 정통 내부 관료 출신이다. 급여정보분석실장을 거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장을 역임했고, 심사평가연구실장과 약제성과평가실장 등을 두루 거쳤다.
올해 7월에는 희귀·중증질환성과평가실장에서 약제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고가신약 건강보험 접근성과 실제임상근거(RWE) 기반 사후평가 실무를 총괄하는 등 의약품과 건강보험정책 연구 전반에서 전문성과 실무 역량을 입증받았다.
다만 현재 55세로 정년이 일부 남았음에도 이사직에 임명된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내부 발탁의 경우 정년을 거의 채운 후 이사직을 수행하는 관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험수가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소영 이사 업무 범위는 약제 분야를 넘어 건강보험 보상체계와 급여정책 전반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기관 운영’ 박기준·‘심사평가’ 김애련…내부조직 안정화 방점
홍 원장은 심사·평가와 보험수가 등 고유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에는 내부 사정에 밝은 베테랑을 전면 배치하면서 기관 운영 전반을 조율하는 기획 파트에는 정통 관료 출신을 기용해 조직 안정을 꾀했다.
먼저 지난 7월 21일 임명된 박기준 기획상임이사는 1990년부터 약 31년간 공직에 몸담은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 질병관리본부 검역과장 등을 거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중앙부처에서 다진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재정·인사·경영관리와 중장기 전략 수립, 대정부 협력 등 기관 전체의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홍 원장이 취임 당시 강조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및 공공의료 기능 강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전환(AX)과 심사·평가 패러다임 개편을 조직 차원에서 구체화하는 중책이다.
지난 8월 12일 임명된 김애련 심사평가상임이사는 1995년 입사 후 31년간 평가운영실장, 경기남부본부장,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간호학을 전공하고 보건정책관리를 공부한 전문성을 토대로 의료기관 진료비 심사부터 적정성 평가, 심사기준 개선 등 의료현장과 직결된 전통적 핵심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심평원 내부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전문가 영입…진료심사위원장은 ‘임상 부족’ 우려 공존
정책 연구와 의학적 전문 판단을 이끄는 파트에는 학계 인사를 과감히 기용했다.
지난 9월 1일 임명된 오주환 심사평가정책연구소장(서울의대 교수)은 가치 중심 지불제도 혁신과 보건의료 전달체계 개선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진료량 중심의 보상체계를 환자의 건강성과와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어 9월 14일에는 제9대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 박래웅 아주대 교수를 임명했다. 만 57세로 역대 최연소 위원장에 오른 박 교수는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의료 인공지능(AI)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실사용근거(RWE) 기반 심사평가 체계 구축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박 위원장 인선을 두고는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교차한다.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전문 의학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을 최종 심의·의결하며 의료계 현장과의 갈등을 중재하는 핵심 기구다.
과거 이진수 전(前) 국립암센터 원장이나 장양수 전(前) 연세의대 학장 등 역대 위원장 대다수가 임상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환자를 진료하며 의료계 안팎의 신망을 쌓아온 중진 임상의사였던 점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병리과 전문의 취득 후 의료정보학 연구에 집중해 온 학자인 만큼, 임상 현장과의 시각차를 좁히고 임상의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 것이다.
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외부에서도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인선에 대한 우려가 일부 목격됐다”며 “기존에 임상 분야 대가들을 모셨던 것과 달리 파격적 인사로 인한 우려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사진 인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내부 시각도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보험수가상임이사 임명을 끝으로 모든 임원진 인선이 마무리됐다”며 “이소영 신임 이사는 내부적으로 업무 신뢰도가 높다. 외부 영입설을 딛고 내부 발탁으로 결정돼 조직 안정과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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