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단순히 병원 편리함을 넘어 환자 안전과 진료의 질(質), 나아가 경영까지 연결되는 병원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배시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장은 29일 대강당에서 열린 ‘은평 AX Summit 2026’에서 진료와 간호, 행정 등 병원 운영 전반에 대한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을 선언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6개월 동안 503개 현장 과제를 발굴해 고도화와 검증 작업을 거쳤다. 탑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현장 교직원들이 일상 업무 속 불편함을 직접 발굴, 생성형 AI를 활용해 41개 실무 자동화 솔루션 성과를 냈다.
배 병원장은 이번 AI 혁신이 현장의 작은 목소리에서 출발해 실질적인 경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배 병원장은 “이번 혁신은 위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을 개선할 것인가라는 작은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교직원들이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찾아내 41개 업무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배 병원장이 밝힌 핵심 효과는 세 가지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줄여 인건비와 운영비를 절감하고, 교직원들 업무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덜어 환자 진료와 전문성 강화에 시간을 더 투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확한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환자 중증도 분류와 진료 질 관리를 고도화함으로써 궁극적인 경영 성과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배 병원장은 “결국 이번 혁신은 교직원에게는 일하기 좋은 병원, 환자에게는 안전하고 편리한 병원, 병원 차원에서는 효율적이고 지속 성장 가능한 병원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증도 지표 관리 고도화…상급종병 기준 충족 지원
현장 중심 AI 혁신은 상급종합병원 지표 관리와 직결되는 중증도 분류 영역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 적정진료관리팀(김소리·성지민)이 개발한 ‘Smart KDRG Navigator’는 KDRG 4.6 개정으로 난이도가 급증한 질병군 분류 체계를 AI로 최적화한 솔루션으로 이날 열린 은평 AX Summit 2026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Smart KDRG Navigator는 EMR을 기반으로 주상병과 부상병의 누락 후보를 자동 탐지하고 근거 기록을 직접 발췌·제시하는 스마트 코딩 보조 도구로 작동한다. 진료 과정에서부터 실시간 관리가 가능해 코딩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다.
해당 솔루션은 실제 제공된 고난도 의료서비스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고, 상급종병 지정 기준 핵심인 전문진료질병군(A군) 비율 59%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EMR 연동을 통해 의료진 수술 전(前) 평가 업무를 단일 화면으로 간소화한 진료 지원 AI부터 다제약물 처방 위험을 거르는 ‘PolyCheck’, 불편 사항을 분석하는 ‘HEAR’, 맞춤형 동선 안내 AI 등 환자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솔루션이 함께 발표됐다.
구글 루스 선 사장 “중앙집권식 IT 한계 탈피, 자생적 파트너 모델”
이날 특별 강연에 나선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루스 선(Ruth Sun) 사장은 글로벌 헬스케어 AI 흐름을 짚으며 은평성모병원의 자생적 혁신 모델에 주목했다.
루스 선 사장은 “과거 중앙집권식 IT 환경은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수많은 판단의 기회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 AI는 단순한 작업 도구를 넘어 일상 업무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메이요 클리닉 등 글로벌 유수 의료기관의 사례를 언급하며 “많은 기관들이 AI의 가치를 현실화하기 위해 환자 중심 관점을 취하고 실제 임상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거버넌스와 신뢰할 수 있는 모델, 기존 의료시스템과의 원활한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루스 선 사장은 AI의 임상 현장 적용의 엄격한 현실도 꼬집었다.
그는 “실제 임상 및 산업 현실에 대규모로 안착하는 비율은 5%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면서 “기술은 철저히 안전하고 보호돼야 하며, 도입 비용 역시 부담이 없어야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 의료진이 직접 장벽을 허물고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도출한 은평성모병원의 현장 중심 모델은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의 귀감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의료 혁신을 이끄는 공급자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평성모병원은 현대로보틱스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하드웨어 기반 ‘피지컬 AI(Physical AI)’를 2027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임상 현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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