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의 실종…“교수 돼도 남는 건 당직·소송”
외과·흉부외과·소청과 넘어 내과계도 직격탄…병원 봉직·개원 직행
2026.09.28 10:44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주요 전문 의학회들이 전임의(펠로우) 지원 급감으로 전례 없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의정사태 이후 임상 현장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가운데, 수련을 마친 신규 전문의들마저 전임의 지원을 외면하면서 대학병원의 차세대 교수 충원 사다리가 끊어질 위기에 놓인 셈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학술대회를 진행한 주요 임상 의학회장 곳곳에서는 심각한 전임의 기근 현상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는 매년 5명씩 선발해 오던 근골격계 전임의 지원자가 올해 단 한 명도 없어 ‘0명’을 기록했다. 


이상훈 자기공명의과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은 최근 국제학술대회 간담회에서 “전반적으로 전임의가 50% 이상 줄었다”며 “젊은 의사들이 연구와 학술 활동을 외면하고 현실적 선택만을 좇는 상황에서 대학병원의 학문적·연구적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외과계 상황 역시 참담하다.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조사 결과 최근 10년 국내 38개 대학병원 중 28개 병원에 간담췌외과 신규 전임의가 전무했다. 2022년 41명에 달하던 신규 전임의는 올해 5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주요 암 중  하나인 위암을 전공하는 외과 전임의도 줄고 있다. 위암학회는 “원가 대비 80% 수준에 묶인 수가 등으로 인해 과거 전국 20명 수준이던 위장관외과 신규 전임의가 올해 전국 통틀어 5~6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혁준 위암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은 “20여 년 전만 해도 전국에서 위암을 전공하려는 외과 의사가 한 해 20~30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연간 1만 5000여 건에 달하는 위암 수술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인력으로는 미래 진료 공백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등 중증 수술과 응급 환자를 다루는 분과 역시 신규 펠로우 진입이 멈춰 선지 오래다.


또 소아청소년과학회 역시 소아심장, 소아신경, 신생아중환자 등 핵심 분과의 신규 펠로우 유입이 끊겼다. 내과계에서도 순환기내과의 심혈관 중재시술 및 호흡기내과의 중환자의학 등 고위험·고난도 세부 분과를 중심으로 기피 현상이 심화됐다.   


교수 메리트 급락…‘명예’ 대신 쏟아지는 당직과 사법 리스크


의료계는 이 같은 전임의 기근 사태 본질을 단순한 단기 인력난이 아닌 ‘대학교수 기피 현상’의 본격화로 진단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된 전임의 과정을 거쳐 대학병원 교수로 임용되는 것이 의학자로서의 자긍심과 사회적 명예로 통했다. 그러나 최근 전공의 부재로 교수들이 야간 당직과 잡무를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연구는커녕 진료 유지조차 버거운 환경으로 전락했다.


여기에 고난도 중증 환자를 진료할수록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따른 민·형사상 소송 위험이 집중되면서 젊은의사들 사이에 “희생만 강요받는 교수직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지방국립대병원 내과 A 교수는 “과거에는 펠로우를 거치며 세부 술기를 익히고 교수로 남는 것이 자연스러운 진로였지만, 지금은 후배들에게 교수직을 권유하는 것 자체가 도의적으로 미안한 상황”이라며 “과도한 업무와 사법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명예만 좇아 대학에 남으려는 인재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펠로우 건너뛰고 ‘봉직의·개원’ 직행…의학교육 생태계 붕괴 경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젊은 의사들은 대학병원에 남아 전임의 수련을 이어가는 대신 2차 종합병원 봉직의나 개원가로 직행하고 있다. 


세부전문의 자격이나 교수 타이틀 없이도 임상 경험을 쌓으며 훨씬 높은 처우와 워라밸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탈 흐름이 대학병원 최종 치료 역량 약화는 물론, 의학교육 생태계의 붕괴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전임의 과정이 단절되면 고난도 수술과 중증 환자 진료 노하우가 차세대로 전수되지 못하며, 향후 의대생과 전공의를 교육할 교수 요원 풀 자체가 마르게 된다.


학회 관계자는 “전임의 감소는 당장 진료 현장 공백을 넘어 향후 10~20년 뒤 대한민국 중증 의료와 의학 연구를 이끌 핵심 주체가 사라진다는 의미”라며 “교수직에 대한 파격적인 처우 개선과 사법 리스크 완화, 연구 인프라 보장 등 근본적인 유인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대학병원 의료진 명맥 단절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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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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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Mmmm 09.28 21:27
    이제 아플일밖에 없는 60세 나도 k의료는 끝났다는걸 일찍감치 감잡고 있는데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되나???  의사 욕할때가 아니다? 큰병 걸리면 나 살려줄 의사 없다? 병이나 걸리지 마라
  • 걱정 09.28 23:09
    진짜로 큰일이다.

    중환 걸리면 수술도 못받고 비명횡사 할수도 있겠구나
  • Mmmm 09.28 21:23
    그나마 명퇴 안당하고 먹구 살만한 직종 하나가 박살났네? 이제 중환자들은 걍 죽는 시대?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은 병원 문턱도 못넘고 죽는구나?
  • 교수놈들 09.28 20:40
    그러게 이제와서 뭘 어쩔건데? 씹수새끼들이 당직 서다보니까 이제 아쉬운 마음이 드나보지? 그러니까 그 전에 진작에 막았어야지. 손놓고 이제와서 자기들한테 불똥 튀니까 이젠 좀 안되겠다 싶냐?
  • 한? 09.28 19:09
    정부는 손 놓고 있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긴급히 마련하라 ㆍ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다 ㆍ 이 지경까지 뭐하고 있는건가? 답답하다
  • 씹수캐병신 09.28 17:04
    말단복지부 공무충한테도 깨갱대는 씹수의 추태를보고 깨달아버린거지 ㅋㅋㅋ
  • 존경심이사라진이유 09.28 15:41
    존경심이 사라진 이유를 알아야 한다.  과거 지존파 사건에서 보듯이 나만 잘 안풀린다는 좌절감이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겸손한 자세를 더 배워야 한다. 후배 양성을 위해서라도 대 언론 표현들에서 더욱 낮은 자세가 중요하다.  정책입안자들은 MZ의 특성상 노력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 불공정을 참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의협은 MZ의 "공정함에의 집착"을 잘 파악해서 정책에 반영할 연구를 쉼없이 해야한다.
  • 개소리보면짖는개 09.29 06:43
    왈왈!!!왈왈왈!!!으르르...컹컹!!!!
  • 자업자득 09.28 13:08
    모두가 자업자득이야.

    몇천원 내고 수준높은 진료 받으면서 퍼뜩하면 고객이 어쩌고 난리치는 환자들의 자업자득이야.

    보험급여도 하나도 안되는데 비싼 시술 받으면서도 아무 불평 안하는 소비자들의 자업자득이야.

    수익이 안난다고 인력 채용 대신 전공의로 돌려막기를 한 병원 경영자들의 자업자득이야.

    수익성이 없다고 대학교수들에게는 봉직의보다 낮은 급여를 주는 대학병원장들과 이사장들의 자업자득이야.

    필수의료니까 가격을 통제해야 한다고 수가를 원가이하로 묶어두는 건보공단과 정부의 자업자득이야.



    10년이내에 필수의료 관련 치료를 받으려고 해도 의사가 없어 다른 나라로 가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미 그 시간이 빨리 다가오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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