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새벽 환자, 전문의 직접진료 의무 없다”
1년차 전공의 당직 중 상태 악화·사망…1심 이어 2심도 유족 주장 ‘기각’
2026.09.22 06:37 댓글쓰기



밤 늦은 심야시간에 병원을 찾은 환자를 전문의가 모두 직접 대면진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와 주목된다. 응급실에서 촬영한 CT도 심야시간이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촬영 직후 전문의 판독까지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전고등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신동헌)는 사망한 환자 A씨 유족들이 B의원 운영자와 법인, 담당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지난달 26일 원고들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023년 4월 당시 35세였던 A씨는 구토와 복통으로 한 의원을 찾아 위장염과 결장염 진단을 받고 수액과 약 처방을 받은 뒤 귀가했다.


이후 검은색 구토를 하는 등 증상이 심해지자 다음 날 오전 0시 37분께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은 혈액검사와 심전도검사, 복부 CT 등을 시행했고 A씨는 오전 3시 37분 소화기내과 병동에 입원했다. 당시 담당의는 소화기내과 병동에서 당직 근무 중이던 내과 1년차 전공의였다.


A씨는 오전 4시 복부가 팽만한 상태였고 4시 50분까지 구토가 계속됐다. 간호사가 담당 전공의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자 응급의학과에 연락했고, 의료진은 오전 5시 15분 비위관 삽입을 완료했다.


담당 전공의는 6시 9분에 A씨를 직접 확인했다. 이후 A씨 혈압이 다시 떨어지고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오후 1시 16분 심정지가 발생했고, 심폐소생술에도 오후 2시 27분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는 직접 사인이 패혈증, 그 원인은 충수돌기염 천공에 따른 범발성 복막염으로 기재됐다.


이에 유족들은 병원이 CT를 통해 장폐색과 천공성 충수돌기염을 진단할 수 있었지만 담당 전공의와 연락이 두절되고 전문의 진료도 이뤄지지 않아 진단과 처치가 늦었다고 주장했다. 비위관 삽입과 배액, 수액 공급, 항생제 투여 및 응급수술도 지연됐다고 봤다.


1심은 의료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오전 3시 20분 복부 CT를 촬영했지만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응급의학과 의사나 당직의가 영상을 정확히 판독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


“심야 CT 즉시 판독 요구 수용 어려워”…처치 지연도 부정


항소심에서는 추가 감정 결과를 토대로 이 판단이 보다 구체화됐다.


재판부는 CT 정식 판독이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오전 10시 12분에 이뤄진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감정의는 장폐색 여부의 식별도 임상경험이 있는 전문의에게 가능한 일일 뿐 일반의나 전공의에게는 힘들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고, 심야 응급실의 진료환경과 조건을 고려할 때 촬영 직후 전문의에 의한 판독을 요구하는 것은 규범적 의료수준을 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정식 판독 전에 이미 장폐색 관련 처치가 시작됐다는 점도 고려됐다. CT 정식 판독은 오전 10시 12분 이뤄졌지만 비위관 삽입은 오전 5시 15분 이미 완료됐다.


재판부는 “임상 소견 변화가 확인된 때로부터 조치까지 대응은 신속했다”고 평가했다.


수액과 항생제 처치도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봤다. 의료진은 응급실 내원 직후부터 수액을 투여했고 혈압 저하에 따라 급속 수액과 승압제를 사용했다. 항생제 역시 감정 의는 투여가 늦지 않았다는 소견을 냈다.


재판부는 담당 전공의가 한동안 연락되지 않은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전문의가 직접 환자를 보지 않은 진료체계 자체에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 병원 규모와 인력 구성, 특히 A씨가 내원할 당시가 심야시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원한 모든 환자를 전문의가 직접 대면하여 진료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전공의 역시 전문의 지시와 감독 아래 진료행위를 수행하는 의사”라고 밝혔다.


이어 “담당의가 일시적으로 연락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에도 병원 의료진은 환자 활력징후와 복부팽만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했고, 응급의학과 의사를 통해 장폐색에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담당의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어떤 조치가 누락되거나 지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족 측은 “병원이 응급의료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의료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 의료인력 기준 미달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설령 기준에 미달했어도 그 사실만으로 의료과실에 해당하거나 환자 사망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설령 장폐색 처치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입원 전 수일간 복통과 구토로 탈수증이 발생했고, 병원을 찾기 전부터 충수염과 이에 따른 패혈증, 장폐색 악화가 진행돼 사망 원인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항소심은 병원과 의료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단을 유지하고 유족들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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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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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허허 09.22 22:03
    그럼 전문의 당직비 왜주나, 전공의는 왜 연락이 안된거냐

    직무유기 아닌가..

    힘들면 의사 더 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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