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전도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암 치료 가속기 개발에 속도를 낸다. 

5년 내 시제품 확보를 목표로 의료기기 하드웨어 혁신을 추진하고 K-바이오 산업에는 신규 펀드 조성 등을 통해 15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임상 3상과 글로벌 직판 체제 구축을 지원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 4차 추진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국가전략첨단소재인 초전도체 기술을 단순 소재 개발을 넘어 첨단산업 장비로 상용화하는 데 주력한다. 핵심 과제는 ‘암 치료용 가속기’와 ‘항공기 응용 기술’이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고온초전도자석 원천기술을 고도화해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높은 중입자 가속기 등 차세대 암 치료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시험 설비를 구축하고, 5년 내 실제 작동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개발을 목표하고 있다. 이는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 의료장비의 국산화 길을 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초전도체로 암 잡는다… 의료기기 국산화 가속

기술수출 넘어 직판 방점…K-바이오 임상 등 주력

정부는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대상으로 총 1500억원 규모의 특화 펀드 등을 활용해 K-바이오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정부 출자금 600억원도 예산에 반영됐다. 인허가 컨설팅, 마케팅·인력 고도화 등 전주기 지원과 바이오 헬스 핵심 인재 11만명을 2027년까지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바이오 산업 지원 전략은 ‘기술이전’을 넘어 ‘글로벌 직접 판매’ 체질 개선에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을 위해 총 8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새로 조성한다.

임상 3상 특화펀드 600억원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 3상 단계의 파이프라인 중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별해 집중 투자한다.

K-글로벌 백신 펀드 200억원의 경우 백신 주권 확보와 수출 확대를 위해 조성된다.

이 밖에도 ▲AI 신약개발(24억 원) ▲의사-과학자 도약 등 전문 인력 양성(96억 원) ▲글로벌 진출 지원(245억 원) 등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에 나선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해외 병원과 연계해 국산 의료기기의 다인종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중소·벤처기업의 테스트베드를 마련하는 데 255억 원을 투입한다.

이번 정부 발표는 '의료기기 하드웨어(초전도체)'와 '신약개발' 두 축으로 나뉘어 관련 기업들의 주가 및 사업 진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초전도체 및 암 치료 가속기 관련주 정부가 '5년 내 프로토타입'이라는 구체적 타임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가속기 및 초전도 선재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또 임상 3상 및 글로벌 직판 바이오 기업 '기술 이전'이 아닌 '독자 상업화'를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600억 원 규모의 펀드는 자금 조달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HLB, 유한양행, SK바이오팜 등은 이미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며, 미국 등 해외 시장 직접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 한미약품 등도 다수의 후기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전통 제약사들 또한 임상 3상 특화 펀드의 잠재적 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K-글로벌 백신 펀드의 경우 조성 소식은 국산 백신 개발 및 생산 시설을 갖춘 이들 기업에 긍정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 유바이오로직스 등에 대한 혜택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