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검사 결과 통보 지연 ‘1억5780만원 배상’
법원 “병원이 보호자에 제때 안알려 조기진단·치료 기회 놓쳐 발달지연 초래”
2025.10.10 06:06 댓글쓰기



신생아의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 결과를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은 병원에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제때 알리지 않아 발달지연 등 후유증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송현경)는 최근 검사 결과를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은 병원 책임을 인정해 배상금 총 1억578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2월 12일 부천 소재 B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자녀를 출산했다. B병원은 같은 달 17일 아이의 혈액을 채취해 한 의료재단에 선천성 대사이상 선별검사를 의뢰했고, 이틀 뒤 검사 결과 보고서를 전달받았다. 


보고서에는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낮아 재검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기재돼 있었지만, B병원은 이를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출산 직후 환아는 산후조리원에서 황달 증세를 보였고, 병원 소아과 담당의가 혈청 빌리루빈 수치를 검사해 생리적 황달로 진단했다. 소아과 담당의는 모유 수유 중단과 재검을 권고했지만, 이후 수치가 정상 범위에 가까워지자 추가 진료는 필요 없다고 부모에게 알렸다.


그러나 황달은 이어졌고, 부모는 3월 초 다른 두 곳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 한 병원에서는 모세기관지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환아는 3월 26일 부천 소재 C병원에서 갑상선 기능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됐고, 같은 해 4월 11일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확정돼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환이는 안구진탕, 시신경 이상, 간수치 상승 등 복합 증세를 보였으며, D대학병원 진료에서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과 중격-시신경 형성이상, 뇌하수체 호르몬 결핍이 함께 진단됐다. 이후 아동은 발달지연과 언어장애 진단을 받고 장기간 치료를 이어왔다.


환아 부모는 B병원이 검진 결과를 기한 내 교부·안내하지 않았고, 재검 권고나 전문 의뢰 등 후속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달 증세와 혈청 빌리루빈 수치 상승 등으로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 가능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병원이 이를 놓쳐 조기 치료 기회를 상실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아이가 발달지연과 언어장애, 지적장애 등 중대한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부모는 B병원이 약 3억2600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병원 측은 검사 결과 통보가 지연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진단과 치료 시점은 지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환아는 생후 6주 무렵 C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생후 8주부터 갑상선호르몬 치료를 시작했기 때문에 통상적인 치료 시기에 해당하며, 진단‧치료에 차질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아 발달지연은 출생 당시부터 존재한 선천성 중격-시신경 형성이상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치료와 현재의 장애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B병원이 신생아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 결과를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후속 조치를 소홀히 한 점을 인정,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신생아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발달장애 등 비가역적 손상이 남을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그럼에도 B병원 의료진은 부모에게 검사결과를 통보하거나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후 1개월 이내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은데, 생후 9주가 지나서야 호르몬 치료가 개시돼 발달지연 결과로 이어졌다”며 “피고 주의의무 위반과 환아 발달지연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환아가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외에도 희귀질환인 선천성 중격-시신경 형성이상증을 앓고 있어 발달지연 원인이 경합하는 점을 고려하면, 모든 손해를 피고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손해배상제도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피고 병원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이에 환아 일실수입 손해액은 약 1억280만원으로 산정됐고, 여기에 위자료 5500만원을 포함해 총 1억5780만원이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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