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안정의약품을 처방할 때 성분명으로 처방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하는 법안에 대해 "과도하다"는 국회 전문위원실 해석이 나왔다. 

정부도 이에 공감, 의무화 방안 외에 인센티브 제공 등 대체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이 거세게 반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를 거치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이 지난 9월 대표발의한 것이다. 

개정안은 현행법에서 처방전에 의약품의 일반명칭(상품명)을 기재토록 하고 있는 것의 예외로, 수급불안정의약품을 처방하는 경우 상품명 대신 성분명을 기재토록 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대해 복지위 전문위원실은 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최근 벌금을 과태료로 전환하는 입법 정비 흐름 상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위원실은 "행정의무 위반에 대해 과도한 형벌을 부과해 형사사법기관의 업무부담을 가중하고 국민을 전과자로 양산하는 문제가 제기된다"며 "형벌에 의하지 않고도 의무이행 확보가 가능하면 벌금을 과태료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가 처방전 작성 시 상품명 처방이 기본이고 수급불안정의약품만 예외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해야 할 때, 지정 여부를 몰라 못지킨 경우 형사처벌하는 게 과도하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지나친 범죄화는 신중 검토 필요"

보건복지부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친 범죄화는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성분명 처방은 수급불안정의약품 처방 시 기재사항 방법을 규정한 것으로 미준수 시 형사처벌을 부과해 범죄화하는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효과적인 성분명 처방 도입 방식은 의무화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성분명 처방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의약단체 간 이견을 고려할 때 의약품 수급불안의 기준, 성분명 처방 시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 방안에 대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역시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가장 크게 반발하는 건 형사처벌 대목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약품 수급불안정 문제 해결을 위해 성분명 처방이 근본책이 될 수 없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단 이유로 징역 또는 벌금을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입법"이라고 일갈했다. 

대한병원협회도 "해당 처벌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며, 현행법상 동일한 벌칙이 적용되는 다른 위반행위와 비교할 때 행위의 위험성과 불법성에 비해 과도한 제재"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10월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제네릭(복제약) 가격 조정을 위한 전면 성분명 처방 의무화 의견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 

정 장관은 "전면적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는 효과 및 안전성을 두고 의약단체 이견이 첨예하다. 의약분업 당시 의정합의를 변경하는 격이기에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