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검증 없는 의료일원화 추진 중단”
병원의사協, 의협 참여 가능성 비판…“논의 발언 등 공식 입장 밝혀라”
2026.10.11 12:57 댓글쓰기

최근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의료일원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과학적 검증이 선행되지 않은 교육·면허 통합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국정감사에서 의료일원화 논의 참여 입장을 밝힌 대한의사협회 전(前) 법제이사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의협 집행부에 공식 입장과 발언 경위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국회와 정부는 과학적 검증 없는 의료일원화 추진을 중단하고, 의협은 논의 참여 발언 경위와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였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대한의사협회 전성훈 법제이사와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의료일원화를 제안하고 양 단체의 입장을 확인했다.


전성훈 법제이사는 “의협은 학제 일원화 혹은 교육 일원화를 통한 중장기적인 일원화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며 다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의학교육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의사협의회는 조건부 발언이라 하더라도 의협을 대표해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국회와 정부가 이를 의료일원화 추진의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의료행위는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하며 한방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한방 이론과 진단·치료행위가 과학적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는지 먼저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증을 통과한 내용만 근거중심의학 기준에 따라 수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교육에 포함하거나 면허로 보장하는 통합은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거론되는 의료일원화 방안이 과학적 검증보다 통합 시점을 먼저 설정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협의회는 “이번 논의는 무엇을 검증하고 무엇을 배제할 것인지보다 2030년 통합교육 시범운영과 2034년 통합면허 전환이라는 일정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계가 의학과 한의학의 대등한 통합을 비롯해 기존 한의사 지위와 진료권 보장, 역할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협의회는 “과학적 타당성은 직역 간 협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기존 면허권자의 권리 보호가 검증되지 않은 진료의 보장이나 진료권 확대를 의미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일원화를 지역·필수의료 인력난 해소 방안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협의회는 “현대의학 과목 추가와 한방 치료법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은 별개의 문제”라며 “학교를 합친다고 근거가 부족한 치료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필수의료 인력 부족 역시 면허체계를 합친다는 이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필수의료 개선 책임을 의료일원화 논의로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병원의사협의회는 의협에 대해서도 의료일원화 논의 참여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과학적 검증과 회원 의견 수렴이라는 선결 조건을 분명히 하고 참여 여부를 판단해야 할 자리에서 일단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은 중대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협 법제이사 국정감사 발언이 공식 입장인지 즉각 밝히고 의료일원화에 대한 공식 방침과 결정 절차, 회원 의견 수렴 여부, 국정감사 답변의 사전 승인 등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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