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근거 창출부터 보상까지 시장 진입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제품 허가 이후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과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고 의료기관마다 데이터 활용 절차도 달라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최근 열린 ‘시스템 보건의료 AI 포럼 발족식’에서 “AI 기술 자체는 준비된 것 같다”며 “결국 의료 현장 진입과 수익 창출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의료AI 시장이 실제 형성되기 위해서는 근거와 보상, 의료기관 도입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고 사업성을 만드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지만 이후 시장 진입 과정에서는 기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국내 의료AI 인허가 건수는 2021년 약 37건에서 2025년 153건으로 증가했으며 누적 허가 건수는 약 549건이다.
다만 그는 이 같은 허가 건수 증가가 곧 의료AI 시장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혁신의료기술, 시장 즉시진입 등 여러 경로가 존재하고 이후 보상 방식도 각각 달라 실제 시장 진입 과정은 복잡하다는 것이다.
“근거 창출 기업 몫이지만 비용·기간 예측 어려워”
최 대표는 특히 의료AI 기업이 시장 진입에 필요한 근거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용과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짚었다.
딥노이드 뇌동맥류 검출 보조 AI ‘딥뉴로’는 2023년 8월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된 이후 2024년 4월 실제 청구를 시작했다.
초기 17개 의료기관에서 시작해 같은 해 11월 29개 의료기관으로 확대됐다.
최 대표는 “데이터와 근거에 드는 비용과 기간에 대해 이게 예측이 안 되더라”며 “우리가 ‘이만큼이면 되겠지’ 했는데 그걸 다 벗어나 버리고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 이후 적용되는 기준이나 보상 역시 기업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기관마다 다른 절차 역시 기업이 겪는 어려움으로 꼽았다.
최 대표는 근거를 만드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병원마다 협약이나 심의 서식, 안내 절차 등이 달라 같은 업무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련 절차를 표준화하고 의료기관 데이터 활용 과정 등을 안내할 수 있는 ‘원스톱’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기관 연구나 교차검증 등에 필요한 기준도 보다 명확해지면 기업이 임상 설계 단계부터 준비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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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교수 “인허가만으로 끝 아니고 수가까지 고려해야”
김현정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도 의료AI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수가와 제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인허가만 받으면 끝난 줄 알았다”며 “해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수가를 받아야 한다. 수가를 안 받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메디컬 디자인을 하려면 어떻게 수가를 받을 것인가부터 해야 한다”며 “어떤 제도까지 생각해야 한다. 같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의료AI를 개별 기술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건의료 AI를 둘러싼 데이터와 경제성, 신뢰성, 제도 등이 서로 연결돼 있는 만큼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진 AI 이해와 활용 역량 등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결국 이 모든 것은 시스템 문제다. 기술 통합이 아닌 사람 통합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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