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력 큰 '의사면허법'…야당 '패스트트랙' 촉각
의료계, 결의대회 등 '법안 저지' 총력…"법 적용 범위 지나치게 확대"
2022.11.29 12:52 댓글쓰기

의료계가 간호법 저지에 주력하고 있는 사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일명 '의사면허 취소법' 카드를 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의료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의사면허 취소법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사면허법 등 의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의료인 면허 결격 사유 확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결된 이후 법사위에 현재까지 머물러 있다. 


주요 내용은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금고 이상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에 있는 자 등에 대해 의사면허를 취소하고 면허 재교부를 금지한다.


의료행위 특수성을 고려해서 업무상 과실치사에 대해서는 의료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어 면허 취소 사유에서 예외 규정을 뒀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안 추진의사를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지난 5월 강병원 의원은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이 해당 법률안의 본회의 부의를 서면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당시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지만, 국회 후반기에 보건복지위 위원장을 맡은 같은 당 정춘숙 의원도 해당 법안이 신속하게 의결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9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타 전문 직종과 같은 수준으로 의료인에 대한 결격 사유 강화 등 면허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표했다. 


이처럼 부침을 겪고 있는 해당 법안에 대해 보건복지위 야당 의원들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현안으로, 금년 정기국회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회법 제86조 3항에 따라 법사위 회부 후 이유 없이 60일이 지난 법안은 소관 상임위에서 여·야 간사간 협의 또는 무기명 표결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는 규정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는 간호법에 이어 의사면허법까지 본회의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하고 있다. 의사면허 결격 사유 확대는 간호법에 비해 파급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간호법 저지 보건복지의료연대 총궐기대회를 마친 대한의사협회도 의사면허 관련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야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수현 의협 대변인은 "의사 사회 내부에서도 살인이나 강간 등 중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는 필요하다고 여긴다"며 "그러나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 취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고 이상의 형은 범위가 넓고, 의료현장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라며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의료인은 의료와 관계된 범죄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등 비의료적 사건으로 금고형을 선고 받더라도 면허가 취소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그로 인한 업무 공백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사회, 정형외과의사회 등 산하 단체들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저지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25일 '간호법 및 면허박탈법 결사 저지를 위한 서울시의사회 및 각구회장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의사들은 지금도 의료법에 의해 민·형사처분과 행정처분까지 이중 처벌을 받고 있다"며 "의사면허 박탈법이 통과되면 병원급 의료기관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동시에 적용 받아 의사 면허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조치는 향후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때문에 간호법과 더불어 면허박탈법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법안으로 힘을 모을 때"라고 당부했다.


이태연 정형외과의사회장도 "국회에서 간호법과 함께 의사면허 취소법까지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며 "정형외과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악법 저지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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