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든 의료계···금융 대출도 더 까다로워져
씨티 소매금융 철수·하나 닥터론 상품 중지 등 개원 앞둔 의사들 '고민' 가중
2021.11.22 05:5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정부가 한도 축소와 금리인상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이 위축되면서 의사들의 자금 마련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내년 초 개원시즌을 앞두고 예비 개원의들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의 대출상품을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달 말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이 운영 중이던 의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상품 ‘닥터론’도 운영이 곧 종료된다.
 
씨티은행 닥터론은 최대 3억원을 최저 3.11%의 금리로 빌릴 수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압박이 죄어오던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남아있는 상품 중 ‘좋은 조건’으로 여겨지며 인기가 높았다.
 
시중 5대 은행인 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연말까지 의사를 대상으로 한 ‘닥터클럽대출골드’ 상품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개원가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을 당시 대한의사협회와 협약을 맺고 개원의 기준 최대 6억원을 대출해주는 파격적인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주문이 계속되면서 대출한도를 곧 절반으로 줄였고, 최근에는 판매 자체를 중단한 것이다.
 
다른 시중 주요 은행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의 운영하는 상품 중에선 대출한도 자체는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3사 모두 최저금리는 상향 조정됐다.
 
신한은행 ‘신한닥터론’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최저금리가 2.70%였지만 최근 조건은 최저금리가 3.55%로 높아졌다.
 
우리은행 전문직 전용상품 ‘스페셜론’의 경우 최고한도는 올해 초 1억원에서 최근 3억원으로 늘었지만, 최저금리 또한 2.68%→3.52%로 올렸다.
 
국민은행 ‘KB닥터론’ 역시 최고한도는 올해 초 2억원까지 가능했던 것이 최근 3억원으로 늘어났는데, 최저금리는 또한 3.40%로 연초 대비 0.8%가량 올랐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대출상품 조건이 열악해진 것이 부쩍 체감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기도 병원에서 근무하는 A봉직의는 “신규대출 조건이 많이 안 좋아졌고, 전반적으로 닥터론 상품의 한도 역시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개원을 준비하는 봉직의들 중에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서 몇몇 의사단체들은 은행과 협약을 통해 좋은 조건의 대출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최근 은행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새 상품 출시는커녕 기존 상품의 조건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병의원을 운영 중인 개원의들도 이러한 규제가 반갑지 않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소속 B 의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상황이 많이 어려워진 가운데, 대출규제의 강화가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특히 내년 초 개원 성수기를 앞둔 예비 개원의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사대출 전문상담업체 닥터론길잡이 관계자는 “개원의나 개원 예정인 의사들의 경우 사업자 대출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의사들의 경우 사실상 대출이 어려운 상태로 여겨진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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