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교수 "아산 잘못으로만 볼 문제 아니다"
신경외과 방재승 "뇌혈관수술 위험, 40대 실력있는 의사 고갈·지원자도 거의 없어"
2022.08.04 05:44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뇌출혈로 인해 근무 중 사망한 사건을 두고 사회적으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참담하다. 의사 책임이 아닌 중증의료 시스템 현실 파악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는 3일 서울아산병원 사건을 다룬 뉴스 영상 댓글에서 "그 날 아산병원 당직 뇌혈관내수술 전문 교수는 본인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방 교수는 "아산병원 현직 간호사 분이 근무 중에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다. 하지만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을 보면 나이 50대 중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빅5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병원 당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게 현실이고 그 큰 아산병원도 단 2명 뿐"이라며 "그날은 뇌혈관외과 교수가 아니라 뇌혈관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 당직 교수는 색전술로 출혈을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개두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해 파장이 커질 것을 각오하고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보냈다는 것이 방 교수 주장이다.


"가장 큰 서울아산병원도 뇌혈관 교수 단 2명, 365일 퐁당퐁당 당직"


방 교수는 "그 큰 서울아산병원에서 뇌혈관외과 교수 2명이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으로 근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며 "뇌혈관수술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와 급감하는 지원자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는 40대 이상 실력있는 뇌혈관 외과의사가 거의 고갈된 것이 현실"이라며 "그나마 뇌수술의 꿈을 가진 신경외과 전공의들도 현실의 벽에 절망해서 척추전문의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 여러분들도 중증의료 분야 지원, 뇌혈관외과 분야 지원 이야기가 나오면 의사들 밥그릇 논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힘을 실어주셨으면 한다. 제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신경외과는 정작 필수 진료과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 교수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갈돼 가고 있는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있는 후학 양성을 할 수 있는 제도 개선만이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안 생길 수 있는 근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공공의대를 만들어서 의사 수 늘린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니다. 중증의료제도 지원 개선책 마련에 현직에 있는 저 같은 의사도 한 목소리 낼 테니 국민 여러분도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간절함을 피력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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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 08.06 08:21
    아들 딸 열심히 뒷바라지 해서 모든 스펙 갖춰서 의대 들여 보내고 나중에 전공의 지원할때 기피과 한다고 하면 그 부모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요즘에는 전공의들이 하고 싶어도 부모들이 반대해서 힘든과 못가는 의사들도 많다. 이게 현실이다
  • 민심?? 08.05 08:05
    민심? 5000만의 민심이 있는데... 그 중 어떤 민심인지?

    이 나라 이 정부 이 국민.... 코로나 사태가 나자마자 지방의료원 전부 소개시키고 코로나 환자 받으라고 해서 받았고 2년이상 개고생해서 안정화 시켜놨더니 조금만 안정되는 기미만 보이면 지원금 못주겠다.. 알아서 해라.. 이런게 대한민국인데.. 그럭저럭 운영하고 있던 병원 일반환자 못보게 전부 코로나 치료만 하게 하더니 .. 이제와서 알아서 해라.. 그러면서 공공성은 유지해랴.. 그런데 적자는 내지말고 알아서 해라.. 공공병원도 이러는데.. 민간병원한테 사람을 더 뽑으라고.. ㅋㅋㅋ . 그리고 중요한건 아무리 신경외과 의사 양성해도 이런 위험한 분야 전공한 사람이 없어요.. 거의 ... .의사숫자만 늘리면.. 전부 필수 의료할까요?
  • 민심 08.04 22:03
    일반인들의 민심은요...

    1) 환자가 불쌍한 것도 맞고 의사들이 고생하는 것도 맞는데 이 경우는 수가의 문제도 아니고 살리지 못했다고 질책하는 것도 아니고...

    2) 같이 일하는 동료가 죽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설사 수술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왜 좀 더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못했느냐를 안타까워 하구요.

    3) 신경외과 교수님이 자리를 비워야 할 정도로 인력이 모자르다면... 왜 사람을 더 뽑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고 제일 돈 많이 버는 아산병원에서 사람이 없다, 경제성이 없다는 논리로 응급환자 치료도 못하게끔 공백을 만들었느냐...

    뭐 이런 겁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가 낮게 매겨도, 그래서 지원자가 없어도...

    우리 지금까지 어떻게든 해 왔잖아요. 환자 위해서...

    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도... 다른 핑계를 대면서 환자를 놓으면...

    모든 비난의 화살은 의사들에게 돌아옵니다 ....

    2000년 년 의약분업 사태 때부터 익히 체험해 오셨던 건데

    아직도 민심을 못 읽으시나요?
  • 형님 08.04 21:00
    이런 분이 아니셨는데...

    아산병원 선배들이 시키셨나요?

    수가가 중요하긴 하죠. 그런데 신경외과 하시는 분들이 언제부터 수가 때문에 좌지우지하셨나요?

    앞에 죽어가는 환자가 있는데... 형님 그러신 분이 아니셨지 않습니까?

    한 분이 학회 가셨으면 다른 분이 365일 커버 못하죠... 그러면 병원에서 방법을 마련해 줘야죠...

    수가가 낮으니 환자 못 보겠다... 형님 그런 분 아니셨잖아요?
  • 의료인2 08.04 11:55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전직원의 존경을 받으시는 방재승 교수님께, 냉철한 이성과 비판적인 시각으로 의료계의 문제점을 가감없이 말씀해주셔서 진심으로 공감하며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시길 부탁드립니다. 실력은 말할나위 없으시고 훌륭한 인품으로 사람들의 귀감이 되시는 이 시대의 진정한 명의이십니다. 대한민국과 전세계의 의술과 의료계의 정책발전에 힘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 소믹스 님 08.04 10:55
    소믹스 님

    의사 숫자만 늘리면 힘든 과 할까요?

    피부미용사만 늘어나겠죠?

    강제로 시키면 될까요? 되겠지요.. 무늬만 뇌혈관, 심장, 일반외과, 산부인과 등 등 ....

    그런사람들 한테 내몸을 맡기고 싶으세요>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지... 무슨일만 터지면 숫자가 부족하니까 늘려라.. 그러면 거기서 마지못해 하는 사람이 나올거 아니냐? 뭐 이런 생각으로 떠드는 사람이나 단체가 많은데... 원인이 뭔지 이제는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시점이 된거 아닌가 싶네요.. 많이 늦은것 같지만...
  • 원적산 08.04 10:28
    고인이 되신분께는 죄송한 일이지만 엄격하고 냉철하게 보면 이번 사건은 의료사고가 아니다. 사건만 터지면 온통 난리를 떠는 우리사회의 병리적 현상이 객관적 평가를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차제에 무엇이든지 의사들을 옥죄고있는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의사들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고 인간이다. 사회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일반 시민이다. 때로는 소명의식을 강조하는 분들도 계신데 참 좋은 말씀이다. 그런데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은 의사들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나와야 진정한 것이지 강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의사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사명감을 강요하는 민주주의 사회는 대한민국 뿐일 것이다.

    보장도, 보상도 없이 오로지 강요와 억압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현장이다. 이번 사건은 뇌동맥류 파열이라고 전해들었다.  뇌 동맥류는 사전에 알아서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일단 파열되면 수술아니라 뭘 해도 회복이 힘든 질병이라고 한다. 의학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수술을 할 줄 아는 의사(이 분야를 전공한 의사분)가 왜 적을까를 생각하고 대책을 세우는것이 의료선진국이고 강국의 면모일 것이다. 이 사건과 연관하여 벌써 생뚱맞은 정치꾼들과 소위 사회단체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의사가 모자라서 그러니 의대를 더 설립하고 의사를 증원해야 한다고. 이런 한심하고 저급한 환경을 만들고 있는 파렴치한 사람들이 최고급 의료환경을 요구하는 아이러니가 횡횡하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의사는 범죄자도, 종놈들도 아닙니다. 의사는 환자 때문에 존재하는 인격체가 아니고, 환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독립적인 인격체 입니다.
  • 소믹스 08.04 10:27
    수가 체계도 문제지만 의사 수를 늘리면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병원인 08.04 10:06
    맞아요. 수련은 물론 전문의 따고도 정말 힘들고 거기에다가 수술실에 CCTV 달고.

    수술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한방에 날아가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떤 의사들이 지원하겠어요. 앞으로 생명에 직결되는 고난도 수술받기가 정말 힘든 날이 올수도 있겠어요.
  • 최지혜 08.04 08:56
    교수님 의견에 동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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