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열풍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대신 카이스트(KAIST) 등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한 이공계 선호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분석결과 상위권 수험생들 \'의대 쏠림\'이 꺾이고 이공계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
전국 4대 과학기술원 수시모집에는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반면 의대·치대·약대·수의대 등 의·약학계열 수시 지원자는 같은 기간 가장 적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기원의 수시 지원자는 총 2만4423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다.
4대 과기원의 수시 지원자는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늘고 있다. 2022학년도 1만3315명에서 2023학년도 1만5443명, 2024학년도 1만8630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는 전년보다 16.1%(3394명)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다. 학교별로는 디지스트가 전년 대비 23.4%(1172명)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유니스트(20.6%·1354명), 지스트(12.8%·377명), 카이스트(7.6%·491명) 순으로 지원자가 늘었다.
경쟁률도 함께 높아졌다. 2025학년도 12.30대 1이던 4대 과기원의 수시 경쟁률은 2026학년도에는 14.14대 1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디지스트가 27.85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유니스트(17.03대 1), 지스트(15.49대 1), 카이스트(8.47대 1)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2026학년도 의·약학계열 수시전형 지원자는 11만2364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1.9%(3만1571명) 감소한 수치다.
의대 모집 정원이 1500명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약대와 한의대 등 다른 계열 지원자까지 함께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4대 과기원이 중도탈락자는 최근 5년 새 가장 적은 반면, 의·약학계열은 같은 기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대 과기원의 중도탈락자는 243명으로 전년(267명)보다 9% 감소했다.
반면 의·약학계 중도탈락자는 1119명으로 전년(752명)보다 48.8% 급증했다. 특히 서울대·연세대·가톨릭대·울산대·성균관대 등 주요 5개 의대에서만 16명이 탈락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공계 육성 정책과 반도체·AI 산업 경기 상황 등이 입시에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최근 의·약학계열로 쏠렸던 지원 경향이 일부 이공계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