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말기 폐부전 이식수술 300례 달성
최종수정 2025.12.15 11:50 기사입력 2025.12.15 11:5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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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서동준기자]

서울아산병원은 기계적 환기 장치나 인공 심폐기 없이는 호흡이 어려운 말기 폐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폐이식 수술을 이어오며 누적 300례를 넘어섰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최근 간질성 폐질환으로 폐가 딱딱해져 호흡에 어려움을 겪던 한모(64)씨에게 뇌사자의 폐를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폐이식 300례를 달성했다고 15일 밝혔다. 


한씨는 수술 후 중환자 집중관리와 전문적인 호흡재활을 거쳐 현재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2008년 특발성폐섬유증 환자에게 뇌사자의 폐를 이식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국내 최초로 생체 폐이식에도 성공했다.


현재까지 뇌사자 폐이식 299건과 생체 폐이식 1건을 진행했다. 2019년부터는 연평균 30건 이상의 폐이식 수술을 시행해 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 생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300명의 폐이식 환자 가운데 약 66%는 호흡기나 에크모를 장기간 유지한 중증 환자였음에도 이식 후 생존율이 1년 76.5%, 3년 67.9%, 5년 64.2%, 7년 60.5%로 매우 우수하다.


국제심폐이식학회 생존율이 1년 85%, 3년 67%, 5년 61%인 것과 비교하면 서울아산병원은 폐이식 환자의 중증도가 유독 높음에도 5년 이상 장기 생존율에서 앞선 결과를 보이고 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지난해 집계한 국내 폐이식 의료기관들의 생존율은 1년 68.7%, 3년 56.2%, 5년 49.6%, 7년 43.8%로 이와 비교해도 우수하다.


이 배경에는 유기적인 다학제 시스템이 자리해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집도의의 누적된 수술 경험과 더불어 호흡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감염내과, 재활의학과, 중환자실, 병동 등 모든 의료진이 팀을 이뤄 집중적인 중환자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폐이식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폐이식팀은 환자들의 면역억제제 복용을 면밀히 조절하고 올바른 호흡재활을 도와 환자들에게 장기 생존과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


한편 폐이식 환자 300명 중 남성은 192명(64%), 여성은 108명(36%)으로 남성이 월등히 많았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79명), 40대(38명), 30대(28명), 20대(13명), 10대(24명), 10세 미만(14명) 순이었다.


원인 질환으로는 폐가 딱딱해지면서 폐 기능을 상실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특발성폐섬유증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 급성호흡곤란증후군, 간질성 폐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특발성폐고혈압 환자들이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부작용으로 심각한 폐 손상을 입은 환자도 13명 포함됐다.


폐이식팀은 2017년 국내 처음으로 생체 폐이식을 시도해 성공하기도 했다. 특발성폐고혈압으로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르는 스무 살 환자가 부모의 폐 일부를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수술 성공을 계기로 건강한 사람의 폐를 이식받을 수 있게 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됐다.


300번째 수술을 집도한 최세훈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는 “이식환자 5명 중 3명이 5년 이상 생존할 만큼 수술 성적이 크게 향상돼 전 세계 유수 폐이식 센터들의 생존율을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박승일 병원장은 “서울아산병원이 폐이식 300례를 달성할 수 있던 배경에는 폐이식팀 의료진의 하나 된 팀워크가 자리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폐이식팀의 숙련된 수술 경험과 다학제 기반의 중환자 집중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더 많은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서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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