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도 포함? 심혈관조영실 'CCTV 설치' 촉각
중재시술 의사들 '우려감' 큰 실정···수술실법 적용 대상 놓고 '갑론을박'
2022.01.19 13:0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오는 2023년 9월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법 적용 대상에 심혈관조영실이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심혈관조영실에서 이뤄지는 중재시술 중 일부는 전신마취를 동반한다. 비록 '수술실'은 아니지만 의식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장중재시술 전문의사들 사이에선 심혈관조영실에도 CCTV 설치 의무화법 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개정안에는 '전신마취 등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의무적으로 CCTV를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설치·운영 장소는 '수술실 내'로 규정됐다. 촬영 대상은 '전신마취 등 의식이 없는 상태의 수술장면'이다.
 
문제는 심혈관조영실을 수술실로 볼 수 있느냐 여부다. 심혈관조영실에서는 비수술적 방법의 시술이 이뤄지지만 한편으로 일부 시술은 전신마취를 필요로 한다.
 
‘전신마취 상태 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에 초점을 맞추면 심혈관조영실도 대상 시설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고난이도 중재시술을 일반적인 의미의 '수술'로 인식하기 쉽다.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 심혈관내과 A 교수는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R), 승모판막 클립시술, 스탠트 삽입술 등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CCTV 설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심혈관중재시술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많고,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도 있다"며 "결과에 불만족한 환자 측이 CCTV 확인을 요구할텐데, 의료진 피로도 증가와 함께 방어진료 확산이 우려된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또 다른 심혈관내과 전문의는 “애초에 수술실 CCTV 설치법이 마련된 것은 다른 진료과의 일부 비도덕적인 의사들의 일탈 때문인데 의료계 전체가 부담을 짊어지는 것은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정부 “의협과 조율”…의협 “확대해석 경계”
 
심혈관조영실이 CCTV 설치 의무화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 관계자는 “하위법령은 아직 기획 단계다. 특정 시설이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지 현재로써는 밝히긴 어렵다”며 “조만간 연구용역을 진행해서 하위법령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달 중 대한의사협회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심혈관조영실을 대상 기관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이다. 

박진규 부회장(의협 수술실 CCTV 하위법령 대응 TF 위원장)은 “수술실 개념을 확장해서 해석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TF가 마련 중인 하위법령 제안 방안에 대해서는 “‘응급수술’과 ‘생명에 영향을 주는 의료행위’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을 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바이탈 사인이 흔들리는 환자들 및 암수술이나 대동맥 수술처럼 생명 지장이나 장애 후유증 위험이 있는 고위험도 수술은 예외로 하는 방향으로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TF는 이 밖에 산부인과나 비뇨의학과 등 외부에 노출됐을 때 환자의 프라이버시가 심히 침해당할 수 있는 의료행위도 예외사항으로 제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해 8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국회는 법안 공포 후 시행까지 2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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