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00명에 육박하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방역 완화를 불과 8시간 앞두고 1주일 유예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은 "1주일로는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수는 1일 0시 기준 762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 15만7723명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진 사례 또한 서울에서만 20건으로 확인됐다.
이에 보건당국은 최근 젊은 층에서의 코로나19 확산과 델타변이 감염사례가 증가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자 오늘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1주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전날 정부와 수도권 3개 시·도 지방자치단체들이 긴급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는 데 일주일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와이티엔(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 번 확진자가 늘어나게 되면 다시 안정적으로 되는 데 최소한 1~2주 이상 걸린다“며 ”특히 시민들께서 적극적으로 동참을 해야지 본격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라 아마도 유예기간이 일주일만으로 끝나기는 어렵지 않을까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아마 2~3주는 지나야 지금 상황이 안정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현재 유행 추세는 한 달 전 예측했던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를 따라가고 있다”며 “7월부터 예정된 사회적거리두기 적용과 방역완화 조치는 너무 빠르게 추진되고 있어 최소 몇 주간 연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연령층 접종으로 확진자 연령층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데 같은 숫자라도 사회적 활동성이 높은 인구집단에서의 특수 발생률은 더 높아지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며 “방역완화는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역설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장 적게 할 수 있다. 당국의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더 좋은 상황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조급한 결정으로 번번이 날리고 있다”며 “수도권 특별방역대책은 도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 방역을 기획한 관계자들은 각성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보건당국은 일단은 일주일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보고 추후 방역정책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또한 일주일간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지켜본 후 유예를 끝내고 새로운 거리두기를 적용할지 판단할 계획이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감염자 수에 따라 현 상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 일주일 뒤에 중대본이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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