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생체 삽입형 전자 소자를 방광에 입혀 배뇨근 저활동성 배뇨장애를 치료하는 새 치료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동물실험에 성공했다.
23일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이규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생체 삽입형 전자 소자를 이용한 광유전학 기반 배뇨장애 치료 및 실시간 방광 활동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배뇨근 저활동성 배뇨장애란 소변 배출을 돕는 방광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해 방광을 말끔히 비워내기 어려운 경우를 뜻한다. 현재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환자 스스로 소변줄을 직접 꽂아 방광에 남은 소변을 빼내야 한다. 이 때 환자는 소변줄 삽입에 따른 고통과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다.
연구팀은 병원성을 제거한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에 광반응 유전자를 실어 방광에 안착할 수 있도록 유도해내는 기법을 고안해냈다.
해당 유전자는 적절한 빛자극을 통해 방광 근육 수축을 돕도록 설계됐다. 방광의 배뇨근에 대한 광유전자 치료기법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 박은경 박사(삼성서울병원)는 "방광 배뇨근에만 광반응 유전자를 발현을 시키는 기술을 확보해 다른 조직에는 영향을 배제할 수 있는 만큼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를 매개로 방광에 자리잡은 광반응 유전자는 푸른 빛을 받으면 근육 수축을 촉진한다. 다른 장기나 근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방광에 빛을 쏘아줄 생체 삽입형 전자 소자 역시 별도 개발했다. 머리띠 모양을 한 전자 소자는 신축성이 좋아 방광 둘레를 따라 설치 가능하다. 방광 표면이 미끄러운 만큼 전자 소자를 고정하기 위해 고안된 그물망에 엮어 방광을 감싸도록했다.
소변이 차 방광 부피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전자 소자에서 빛이 켜지고, 소변 배출 이후 방광이 줄어들면 다시 꺼지는 식으로 방광 수축과 이완을 조절한다.
연구팀 황석원 교수(고려대학교 융합대학원)는 "방광은 다른 장기와 달리 부피가 변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신축력이 있는 유연소재로 방광 표면에서 실시간 광자극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생체 삽입형 소자와 재료를 개발한 것이 큰 성과”라며 “추후 방광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의 응용 연구에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 모델에서 성공한 사례이나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인체에도 적용돼 환자들의 고통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규성 교수(삼성서울병원 의공학과)는 "배뇨장애 질환의 경우 환자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우울증 등을 동반함으로써 사회적 비용 또한 큰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에서도 난치성 배뇨장애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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