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의 유력한 치료제 후보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클로로퀸 효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클로로퀸은 원래 말라리아와 류머티스 관절염, 루프스 등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렘데시비르, 칼레트라 등과 함께 치료제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에서 수차례 언급하며 주목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의료진 판단 하에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연구진이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인 MedRxiv.org에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해당 약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12개 병원과 연구기관 주도 하에 실시됐으며 현재까지 코로나19에 대한 클로로퀸 효능을 다룬 연구로는 최대 규모였다.
연구자들은 18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일부에게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했고 나머지 환자들에게는 투여하지 않았으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여부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저자들은 이에 대해 “이번 결과는 코로나19로 폐렴 증상이 있는 환자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해야 한다는 근거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클로로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수백 명의 환자들을 치료한 중국 의료진들은 "클로로퀸이 치료에 명확한 효과가 없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 환자 1700여 명을 치료한 우한 중난 병원 장준졘 부원장은 “20~30명의 환자가 클로로퀸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약효는 불분명했다”며 “클로로퀸과 다른 치료법 간 차이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의론이 나오기 전에는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았다.
프랑스에서는 앞서 2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를 함께 처방한 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에서 검체를 채취한 결과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중국 우한에서도 62명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클로로퀸이 확연한 효과를 보여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클로로퀸이 효과를 보였다고 보고한 기존 연구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조군이 없거나 규모가 작아 결과를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클로로퀸 사용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심장학회와 미국부정맥학회는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심장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사용할 시 부정맥 및 돌연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클로로퀸을 투여한 43명의 환자에게서 심장 발작이 일어나 프랑스 식약처인 ANSM이 해당 약제 사용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