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급여 확대' 촉각
내년 1월 약평위 심의 예정…"성인보다 비용 부담 10배 이상"
2022.12.09 06:00 댓글쓰기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전신치료제 필요성에 대한 환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건강보험 급여 여정은 순탄치 않는 모습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의 소아‧청소년 환자 급여확대 건은 12월 경제성평가 소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1월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가 예정됐다. 기대를 모았던 올해 보험 급여 적용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1월 중증 아토피피부염 산정특례 적용, 같은 해 3월 보험 급여 확대를 신청한 후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환자와 부모 입장에서는 이렇다 할 진척이 없어 기다림만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보험 급여 기준에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급여 및 산정특례 적용시 1회 약 7만원의 비용으로 듀피젠트를 투여할 수 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약 10배인 7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20%는 긁다가 피부 출혈 경험한다. 극심한 가려움증에 1년 중 절반은 잠 제대로 이루지 못해 겪는 삶의 질 저하는 다른 질환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이 다양한 소아 만성질환 중 뇌성마비 다음으로 환자 삶의 질을 가장 크게 위협했다. 소아 환자들 중 20%가 매일 긁다가 피부 출혈을 경험할 정도로 아토피피부염의 가려움증은 극심하다.


중증 환자의 경우 1년 중 절반에 가까운 162일 간 수면에 지장을 받고 신체적, 정서적 발달이 중요한 소아‧청소년기에 수면 장애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증상은 환자의 정서적, 사회적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토피피부염은 우울증, 불안 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자폐범주성 장애, 행실 장애 등 정신질환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정서적으로 예민한 사춘기 시기 청소년들의 경우 따돌림 등 소외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약 40%에 달했다.


'극단적 행동까지' 환자 부모 돌봄부담 심각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돌보는 부모는 자녀의 괴로운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악화와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 관리에 꾸준히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돌봄 부담이 심각하다. 


부모는 보습, 식단, 위생 등 종합적인 질환 관리에 주당 평균 22시간을 소요하며 이들 중 67%가 피로감을 호소하고 직장에서 업무 생산성 저하를 경험하고 있었다.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양육 부담이 소아 1형 당뇨 환자의 양육 부담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61.2%는 다른 질환을 동반한다.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의 질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기저원인인 제2형 염증반응이 천식이나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등을 순차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알레르기 행진’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같은 질환 부담으로 인해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본인도 자살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은 일반 가정 대비 117.3배에 달했다. 증상이 중증일 경우는 경증에 비해 약 30배가 높았다. 


환자와 부모의 질환 부담이 높은 것은 그만큼 치료를 통한 증상 조절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소아‧청소년 환자 중에서도 국소치료제로 조절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는 안전성이 확인된 전신치료제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던 중 최초의 아토피피부염 생물의약품 듀피젠트의 등장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듀피젠트는 소아,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특히 올 11월에는 생후 만 6개월 이상의 어린 영유아 환자를 대상으로도 치료가 승인되면서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이 재확인됐다.


듀피젠트는 다수의 3상 임상연구뿐 아니라 리얼월드(Real-World Evidence) 연구에서도 소아‧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꾸준한 효과를 보였다.


실제 국내 및 미국, 이탈리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약 350명 이상의 만6-17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EASI(습진중증도평가지수, 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를 유의하게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 듀피젠트는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겪을 수 있는 제2형 염증성 천식이나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등 제2형 염증성 동반질환에 대한 예방 및 관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스페셜티 케어 사업부 박희경 총괄은 “환자중심주의를 기반으로 미충족 수요가 큰 환자들을 위해 보험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영유아 환아들을 위한 치료의 길을 열고 보호자 질환 부담도 덜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은 가족들의 삶의 질까지 저하시키며, 수면장애 등을 동반해 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면서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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