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진단, 포스트 코로나 대비 새로운 역량 선보이겠다'
조니 제 대표 “회사 설립 30주년, 국내 진단분야 인지도 향상 기여”
2020.11.12 06: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로슈그룹 진단사업부인 로슈진단이 한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았던 체외진단장비와 시스템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대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진단 인프라는 우리나라의 ‘K-방역’체계에도 기여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위해 진단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의료기기산업 전문기자단이 지난 11일 조니 제(Johnny Tse) 한국로슈진단 대표를 만나 한국 진단시장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로슈진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본인에게 있어 30주년은 어떤 의미인지
23년 전 처음 로슈진단에 입사해 홍콩을 비롯해 한국, 대만, 중국을 거쳐 지난 2019년 3월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됐다. 때문에 나름 진단 시장의 발전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로슈진단은 물론 진단시장 자체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고 자동화솔루션 도입을 통해 검사실의 지평을 바꿨다. 과거에는 검사실이 뭔지,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가 들어가는지조차 관심을 받지 못했고 설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업계 발전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Q. 대표 취임 후 코로나19를 겪게 됐는데
저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예측하지 못한 타격을 줬다. 올해 초 처음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의 상황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가 초기에는 검사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로슈진단 뿐만 아니라 모든 관련 기업이 수요 충족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다른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검사실의 대량 장비, 현장에서 즉시 시행하는 POC(Point of Care, 현장 검사)검사를 위한 장비나 항체 및 항원검사 등 다양한 검사 솔루션이 필요하다. 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백신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검사도 요구될 것이다. 추가적인 코로나19 검사법의 도입은 정부 정책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로슈진단 또한 현장의 의료진이 요구하는 즉시 필요한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국내 진단시장 성장 가능성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은 혁신 실험 무대 적합"
"자동화 솔루션 및 맞춤의료 전략 지속 확대 방침"

 
Q. 로슈진단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위기상황은 없었는지
코로나19가 산업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다른 나라 대비 한국은 상당히 잘 대처하고 있다. 물론 상대적 개념이나, 한국 기업들의 피해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다는 평가를 외부에서 받는다. 로슈진단 또한 올해 초에는 보건의료산업 전반과 같이 타격이 있었으나 하반기로 오면서 영향이 줄었다. 올해 남은 한두 달 회복세를 보이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인력 감축 등의 계획도 없다.
 
Q. 국내 의료산업계에 대한 전망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보건의료산업과 체외진단 분야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고, 기회 역시 많다. 한국은 정부가 보건의료 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하겠다는 의지가 높다. 건강보험 보장성의 폭을 넓히는 것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개선도 노력하고 있다. 환자에게도 고무적인 일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시도하는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 한국은 또한 글로벌 무대에서도 진단시장 규모가 10위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로슈진단 입장에서도 핵심 주력 국가다. 지난 10년간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혁신적인 솔루션을 도입하기에 적합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Q. 지난 30년 간 로슈진단이 국내에 선보인 대표적인 혁신은
특히 임상화학과 면역검사 부분에서 성장을 견인했다고 자부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샘플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 업무 과부하를 경험한 검사실이 많다. 같은 맥락에서 검사실의 자동화가 중요하다. 한국에 도입된 cobas 6800제품의 경우 코로나19에 사용되는 완전 자동화 장비다. 초기 심부전 환자들을 감별하기 위한 마커 중 하나인 ‘NT-proBNP’를 활용한 검사 등 새로운 검사법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환자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조회할 수 있어 협진을 돕고 환자 간 실시간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Q. 국내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제약사업부문과 함께 맞춤 의료형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과거에는 같은 질병에 같은 약제를 썼지만, 정밀 진단을 활용해 개별 환자에게 부작용이 적은 맞춤 치료법을 제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예를 들면 티쎈트릭과 같은 항암제를 투여할 때, 종양변이부담 발현율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필요하다. 제약사와의 단순 협업을 넘어 치료제 개발까지의 발전도 모색하고 있다.
 
Q. 의료산업 규제와 관련해 짚고 싶은 내용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규제 조화가 여전히 필요하다. 이미 등록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도 나라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때마다 다른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기업 입장에서 여기에 대한 투자 비용이 높다. 각국의 규제 조화를 통해 개선됐으면 한다. 기업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우호적 규제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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