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는 플랫폼 전쟁, 의대는 AI 교육 난처"
가톨릭의대 김헌성 교수,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산업·교육 상황' 진단
2022.11.19 06:53 댓글쓰기

원격의료, 디지털 치료제 등 디지털 헬스케어의 부상으로 산업계와 의과대학에도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가 일면서 전문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산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새 기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활약할 인재를 키운다는 명목으로 임상 공부를 위해 진학한 의대생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가르쳐야 하는지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 활성화와 의대 교육 두 분야 모두에 몸 담은 김헌성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 부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사진]는 18일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둘러싼 현 주소를 진단했다. 


김 교수는 현재 가톨릭대 의대에서 학생들에게 의료정보학 등을 가르치고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 학술이사, 대한의료정보학회 학술이사, 빅데이터 임상활용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처럼 디지털 헬스케어를 깊게 연구하고 산업의 발전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있는 그가 예전부터 주장해온 소신은 "IT기술에 의존하지만 말고 의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 산업계에서 과다 경쟁이 되고 있는 이른바 '플랫폼 전쟁' 양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IT기술이 너무 발달하다 보니 의학적 개념을 무시하고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있다"며 "좋다는 후기가 모인 특정 의약품 위주로 처방을 유도하는 경우가 그렇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일부 위험한 생각들 때문에 공들여 쌓아온 산업 성과가 무너질까봐 걱정된다"며 "이러한 플랫폼에 이미 가입한 의사들도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디지털 헬스케어가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사용 지속성이 높지 않다"며 "의학적 효용을 돈으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 학계가 움직여 지금의 방향성이 옳은지, 과장돼 있진 않은지 천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부학 공부하는 의대생에게 AI 강요할 수 있을까?  


김 교수의 이러한 '올바른 방향이 무엇일까'하는 고민은 의과대학 교육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실제 인공지능(AI) 등 관련 교육을 진행하면서 느낀 '딜레마'를 공유했다.


그는 "의료AI 과목을 개설한 교수 개인 역량에 따라 수업 격차가 심한 실정이다"며 "코딩 등 프로그램을 가르쳐야 하냐, 마냐 논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수업은 학생들 선행학습 정도에 따른 후기가 극단적이기 때문에 교육자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학교에서는 교육자 입장에서 난감한 상황도 펼쳐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직까지 AI 등의 과목은 쉬어 가는 과목이라고 해도, 뒷자리에서 해부학을 몰래 정신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고 '그러지 말라'고 강요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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