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이 충청북도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에 ‘한의임상연구센터’ 설립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한의계에 따르면 한의협은 이달 말 열리는 대위원총회에서 (가칭)한의과학임상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부지 약 8582.2㎡를 매입하는 안건을 상정해 심의키로 했다.
한의협은 부지 매입에 필요한 비용을 약 16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한의협은 충청북도 및 청주시와 한의약 발전을 위한 시설 건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초기에는 ‘제 2회관’ 건립을 염두에 두었으나, 연구시설만이 입주가 가능하면서 계획을 전환했다.
그러나 3년 가까이 되도록 신시설 건립 사업은 추진되지 않은 채, 당시 MOU를 체결했던 전임 집행부는 임기를 마쳤다.
오송 첨복단지가 다시 논의의 대상이 된 것은 최근 충북도가 해당 부지를 사용할 것인지 한의협에 의사를 재차 확인하면서다.
충북도 관계자는 “오송 첨복단지는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많은 곳이다. 현재는 분양 가능한 유휴부지가 없을 정도”라며 “이런 가운데 해당 부지의 경우 한의협과 맺은 MOU에 따라 아직까지 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어 재차 의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의약 발전을 위한 연구시설이 입주한다면 도 입장에서는 물론 환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의계 내부적으로도 한의과학임상연구센터를 설립하자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각종 의약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상적 근거의 중요성을 통감한 만큼, 이러한 연구를 담당할 중추기관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집행부가 주요 회무로 꼽고 있는 ‘한의학의 과학화’를 선도할 전초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어 충북 오송의 ‘의약‧바이오수도’로서의 입지는 한의계가 구상하는 한의약의 발전방향과도 부합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으로 한의약과 현대 의과학 간 긴밀한 연계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송은 젊은 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기에 용이한 곳이라는 분석이다. 오송 첨복단지 등이 조성된 오성바이오밸리 일대에는 LG생명과학, CJ헬스케어와 같은 대형기업 및 200여개의 신생업체가 들어서 있다.
오송은 또 국책기관과의 연계가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오송 첨복단지 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대 국책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의약‧바이오 정책 정보가 빠를 뿐만 아니라 임상시험 인허가 과정에서도 거리적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밖에 오송과 인접한 세종시는 국립한방병원(공공한방병원) 설립 후보지로 언급된 곳이기도 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세종시갑)은 세종시에 공공한방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당시 홍 의원은 “세종시에 공공한방병원을 설립할 경우 오송 바이오단지와 연계해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스마트헬스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