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염색체 하나 더 가지면 정맥혈전색전증 위험"
2023.01.30 19:01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인간 유전 정보가 담겨있는 23쌍의 염색체 중 한 쌍은 성(性)을 결정하는 성염색체다. 남성의 성염색체는 X염색체 하나와 Y염색체 하나(XY), 여성의 성염색체는 X염색체 2개(XX)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남성은 성염색체에 Y가 하나 더 추가된 XYY, 여성은 X염색체가 하나 더 추가된 XXX인 경우가 있다.


성염색체가 하나 더 추가된 남성이나 여성은 정맥혈전색전증(VTE: venous thromboembolism)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맥 혈전 색전증은 심부 정맥 혈전증(DVT: deep vein thrombosis)과 폐동맥 색전증(PE: pulmonary embolism)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심부정맥 혈전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다리 깊숙한 곳에 있는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것으로 이 혈전 조각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치명적인 폐동맥 색전증이 발생한다.


미국 가이징거 헬스 시스템(Geisinger Health System) 자폐증·발달의학 연구소의 매슈 외트옌스 교수 연구팀이 가이징거 헬스 시스템의 '마이코드 지역사회 보건 계획'(MyCode Community Health Initiative)과 영국 바이오 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64만2천54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8일 보도했다.


과잉 성염색체 이수성(supernumerary sex chromosome neuploidye)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성염색체 이상을 지닌 남녀는 VTE 발생률이 보통 사람보다 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성염색체 이상은 의외로 드물지 않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가이징거 보건 계획에 등록된 사람은 500명에 한 명꼴로 이러한 성염색체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VTE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지만 예방이 가능한 만큼 VTE 위험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성염색체 이상은 신체적으로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이 성염색체 이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낸다. 성염색체 이상은 유전자 검사로만 확실히 알 수 있다.


성염색체 중 X염색체 또는 Y염색체가 없는 터너 증후군은 VTE와 연관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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