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원인, 세로토닌 불균형설 근거 없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정신의학 전문의 조애나 몬크리프 교수팀
2022.07.21 19:09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우울증은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감정 조절 신경전달 물질 세로토닌 불균형이 원인이라는 통설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반론이 제기됐다. 


우울증은 세로토닌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선별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계열의 항우울제가 널리 쓰이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정신의학 전문의 조애나 몬크리프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이 세로토닌 분비량 감소 또는 세로토닌 활동 저하 같은 세로토닌 불균형으로 발생한다는 세로토닌 원인설에 반론을 제기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발표된 수많은 관련 연구 결과들을 봐도 이 이론을 입증할만한 확실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우울증 치료에는 1990년대부터 뇌의 신경전달 물질 세로토닌의 불균형을 약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이론에 따라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항우울제가 사용돼 왔지만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수 천 명의 우울증 환자와 우울증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의 세로토닌 분비량을 비교해 봐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수백 명을 대상으로 세로토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아미노산 식단을 차단하는 실험을 해봤지만, 우울증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세로토닌 운반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변이된 사람들도 우울증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일이 우울증 발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일이 잦은 사람일수록 우울증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우울증 환자의 85~90%가 세로토닌이 모자라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우울증 회복 가능성에 비관적인 전망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따라서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세로토닌 불균형이 우울증의 원인이고 따라서 우울증을 고치려면 SSRI 계열의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울증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는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왕립 정신의학 학회 대변인은 이 반론 때문에 우울증 환자에게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하라고 해서는 안 되며 필요한 환자는 누구에게나 항우울제를 줘야 한다고 논평했다.


항우울제는 환자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 필요에 따라 항우울제를 투여하면서 주기적으로 증상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대변인은 강조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KCL) 정동장애 센터(Center for Affective Disorders)의 앨런 영 교수는 세로토닌 계열의 항우울제 사용은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증거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러한 증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정신의학 전문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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