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세의대 '나군호' vs 카카오 서울의대 '황희'
국내 빅테크 쌍두마차 합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등 경쟁 예고
2021.12.07 19: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국내 의료계를 대표하는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IT 공룡 등에 올라타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혁신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네이버로 이직한 나군호 연세대 의대 교수에 이어 금년 말 황희 서울대 의대 교수까지 카카오로 소속을 옮기면서 업계 관심이 뜨겁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분야를 막론하고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의 양자 대결 구도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이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접근법은 다른 상황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이들이 향후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자주]
 
네이버 새 둥지 나군호 前 교수 "스마트 의료사업 진두지휘"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1520억달러 규모로,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의 35%에 달한다. 오는 2025년에는 508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중 가장 먼저 선두를 치고 나선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일찍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를 단행해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연구소를 설립하고 로봇수술 권위자인 나군호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을 소장으로 맞이하며 불을 지폈다.
 
1967년생인 나군호 교수는 비뇨의학과 전문의로 1992년 연세의대를 졸업해 세브란스병원에서 20년 넘게 교수로 재직한 인물이다. 
 
세브란스병원에 로봇수술 훈련센터를 만들어 초대 소장을 지내며 아시아 로봇 수술 열풍을 일으킨 주역을 평가받는다. 
 
나 교수는 지난 2005년 미국 인튜이티브 수술로봇인 다빈치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전립선암과 신장암 환자 3700여명을 다빈치로 직접 수술한 경력을 지녔다.
 
2016년에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미래컴퍼니와 수술로봇 레보아이를 개발해 수술로봇 국산화에도 공을 세웠다.
 
그는 201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 의사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로봇수술 기조 강연도 펼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했다. 실제 이렇게 로봇수술을 시연하고 지도하기 위해 찾은 나라만 무려 15국에 이른다. 
 
네이버는 정보기술(IT)과 의료 사업을 결합한 스마트 의료 사업을 구상하면서 적임자로 나 교수를 점찍었다.
 
네이버는 스마트의료 사업 첫단추로 현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신사옥을 세우면서 기존보다 규모를 대폭 확대한 사내병원을 구축하고 있다.

당초 네이버는 나 교수는 사내 병원장일 뿐 확대 해석을 경계했으나, 이미 나 교수는 이미 네이버 스마트 의료사업 연구개발(R&D)을 이끌어갈 주역으로 꼽힌다.

황희 교수, 이달 초 카카오 합류···"글로벌 도약 주력"
 
카카오는 네이버 맞수 작전으로 황희 분당대서울대병원 교수를 선택했다.  
 
지난 2일 카카오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전담 사내독립기업(Company In Company, CIC)을 신설하고 분당서울대병원 황희 교수를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12월 6일부터 카카오에서 새둥지를 튼다.
 
황 교수는 “그동안 의료와 헬스케어 영역에서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가 황 교수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그가 오랜세월 축적해온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내공에 있다.
 
1969년생인 황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1996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분당서울대병원 CIO(Chief Information Officer)로 재직해 왔다.
 
2011년부터 의료정보센터장직을 보내며 성공적인 시스템 개발을 이끌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수출 시스템을 현지화 하는 작업도 직접 이끌었다. 이렇게 해외병원과 추진한 디지털 병원 혁신 사업만 20여 건이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황 교수는 2015년 융합을 통한 혁신과 국부 창출을 위해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근정포장인 ‘대한민국 ICT Innovation 포장’을 수상했다. 
 
또 2019년에는 미국 보건의료정보시스템관리협회가 선정한 디지털헬스케어 혁신리더 5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황 교수가 전자의무기록(EMR) 전문기업 이지케어텍 부사장으로 지낸 경력은 카카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2001년 서울대병원에서 출자한 이지케어텍은 의료 IT 전문기업으로 EMR을 비롯해 다양한 의료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재 영입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면서 “업계에서 두터운 경험을 지닌 황희 교수가 적임자라 생각해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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