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래사업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관심 증대
인공장기 등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 Up···코로나19 연구에도 활용
2020.08.03 05: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올해 삼성전자가 주목한 미래사업 중 의료계의 관심이 높은 분야가 선정됐다. 바로 오가노이드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지원 과제로 조승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개발하는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세포치료제 전용 평가모델' 연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조 교수는 알츠하이머 세포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뇌(腦) 오가노이드 질환 모델링 기술과 오가노이드 다양한 인자들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오가노이드, 인공장기 가능성 제시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미래사업으로 뽑은 오가노이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에서 자라기 시작해 장기를 이루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한 것을 가리킨다.
 
'미니 장기(臟器)'로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동물실험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워 생물학 실험에 널리 쓰이고 있다.
 

오가노이드 핵심은 인간 장기와 어떻게 유사하게 성숙한 상태로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것이다.


줄기세포로 특정 장기와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만든 것은 배양접시에 특정 장기 조직만 올려놓은 것에 불과해 성숙한 상태가 아니다. 혈관이나 면역세포 등에 둘러싸인 실제 생체 조직과 다르다.


이를 위해 최근 오가노이드 칩이 개발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허동은 교수팀은 장(腸) 오가노이드 주변으로 촘촘하게 혈관 구조가 있는 칩을 제작했다.


혈관으로 성장 물질 등을 흘려보냈을 때처럼 장 오가노이드도 세포들에 동일한 영향을 받는다.


오가노이드에 더 많은 기계장치를 연결하면 생체 환경과 더욱 유사해서 약물 실험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초록 책임연구원팀도 장, 간, 신장, 심장 4가지 오가노이드를 연결한 다중 오가노이드 배양 장치를 개발 중이다.


정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약을 먹으면 장으로 처음 흡수되고 간과 신장을 지나는데 다중 오가노이드로 이를 모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병에 걸린 오가노이드 연구로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암세포로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항암제를 실험하고, 사람 줄기세포로 만들어낸 오가노이드에 코로나19를 감염시켜 치료법을 연구한다.


포항공대 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와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 연구진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방광암 오가노이드를 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작한 방광암 오가노이드에서 분열·사멸과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량을 분석해 오가노이드 마다 유전자 발현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방광암 치료제 효능도 각각 달리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장세진 교수도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폐암 오가노이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처럼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암 치료를 통해 획일적인 치료법을 탈피, 그 환자에게만 적합한 치료법을 개발해서 제공할 수 있다.


폐·뇌 등 코로나19 연구에도 활용

코로나19 사태에서 오가노이드 연구는 특히 주목받았다. 배양된 세포나 바이러스를 연구하면 그것이 신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폐부터 간, 뇌, 신장, 장(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코로나19 감염 실험을 하고 있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들이 호흡기 증상 뿐 아니라 미각·후각을 잃는 등 신경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뇌 오가노이드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노출한 결과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감염되고 그 주변에 있던 다른 세포들이 죽은 것을 확인 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생명공학 연구소는 오가노이드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에서 다른 장기로 퍼지는 과정을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관 내벽 세포에 감염되면서 혈액을 통해 온몸을 돌다가 신장 등 다른 장기에 옮아갔다.


이처럼 오가노이드 연구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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