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 진단키트와 대비되는 아쉬운 의료기기
감염병 대응 효율성 제고 등 불구 국내 의료법·수익구조에 막혀 빛 못봐
2020.05.08 05:5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팬더믹으로 국산 진단키트가 특수를 누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 중이지만, 이와 달리 감염병 대응 효율을 높이는 데 쓰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하는 의료기기들도 적잖은 실정이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제도 등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발빠른 생산과 공급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AI(인공지능) 적용 질병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또한 각 선별진료소 및 진단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국가에 보급되고 있는 중이다.
 
반면 감염병 대응을 위한 쓰임새를 갖추고도 여러 제약으로 인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비운의 제품들도 존재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불안 중 하나는 ‘무증상 감염’이다. 전파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증상이 없는 확진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한다. 관련해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최근 각종 SNS 상에서 ‘코로나 자가진단 방법’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에서 모바일 기기 등에 제공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삼성헬스’에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는 센서를 통해 모세혈관 상태를 분석하고 산소포화도의 대략치를 추산하는 방식으로, 무증상 감염을 걱정하는 이들 사이에서 폐(肺)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기능은 국내에서 웨어러블 장비의 의료기능 탑재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근 제공되는 삼성헬스 앱에서는 삭제됐다.

삼성멤버스 홈페이지에는 “삼성헬스 6.5 버전부터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관련 설명이 게재돼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정부가 원격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지만 허용 범위는 주로 전화 상담 및 처방에 관한 것이어서 스마트폰을 통한 의료데이터 측정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근 앞다퉈 출시되고 있는 처방 업무 서비스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라이프시맨틱스가 환자 상태 측정이나 원격 처방전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전화진료 지원 솔루션 ‘에필케어M’의 무상 배포를 선언했고, 메디히어도 명지병원과 함께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가 여전히 ‘원칙상 비대면 진료’를 주장하는 등 원격진료 확대의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아 의료 현장에 전면 도입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팬데믹만큼 두려운 것이 인포데믹(Infodemic)’ 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가 범람해 사회적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특히 의료기관에서는 유사 증상을 호소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불안해하는 환자들을 위한 교육과 상담에 따른 업무량이 급증했다. 이 같은 경우 환자 교육에 특화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현재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등 환자 상담 및 교육의 효율을 높여주는 소프트웨어가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이들도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일례로 복잡한 검사 과정이나 수술법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헬스브리즈’나 의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태블릿 용 앱 서비스 ‘아이쿱클리닉’을 개발한 아이쿱 등이 있다.
 
헬스브리즈는 지금까지 병원에서 쓰이는 1300편 이상의 환자교육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며 대한내과학회를 비롯해 대한외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심장학회 등 국내 주요 학회들과도 애니메이션 출판 계약을 맺고 있다.
 
아이쿱클리닉은 의사들이 직접 만든 교육 컨텐츠를 태블릿을 통해 환자에게 보여주며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아직까지는 일부 질환에 한해서만 상담 수가가 인정되는 등 환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낮다 보니 이 같은 제품들에 대한 주목도도 높지 않은 것이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