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캡슐내시경, 최고 기술력 불구 상용화 '요원'
의사 선호도 낮고 정부 비급여 허용 가능성 높지 않은 상황 등
2019.11.18 05:40 댓글쓰기
3세대 캡슐내시경: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내 캡슐내시경 개발 기술이 단순 진단을 넘어 조직 채취까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상용화 길은 요원해 보인다.
 
캡슐내시경은 얄약 형태의 내시경 장비를 삼켜 몸속을 관찰하는 제품이다.

최근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이하 연구원)은 ‘3세대 다기능 캡슐내시경’의 개발이 완료 단계에 이렀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말하는 1세대 캡슐내시경은 소화기 연동운동에 따라 이동하며 영상을 저장하는 기본적인 장비를 일컫는다. 외부 전자기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내시경은 2세대다.
 
3세대 캡슐내시경이란 약물 전달이나 소화기관 조직을 채취하는 등 진단 외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
 
김창세 연구부장(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은 "캡슐내시경 내부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마이크로 구동 메커니즘 및 내시경 크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외부 전자기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캡슐내시경이 기본적인 진단 외에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그러나 이런 다기능 캡슐내시경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이미 기존 내시경 검진 기술이 발달한 국내에서는 특히 선호되기가 어렵다.
 
내시경 전문 A업체 관계자는 “캡슐내시경은 식도나 위 등 움직임이 빠른 곳보다 소장질환 진단에 특화돼 있는데 국내는 소장질환자 비율이 높지 않다”며 또한 “장비가 소화기를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 많은 양의 이미지를 판독해야 함에 따라 신속한 진단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미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캡슐내시경 제품이 16건에 달하지만 실제로 상용화된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수익 문제도 있다. 최근 치료재료 또한 전면적인 급여화 단계를 밟아나감에 따라 정부는 비급여 항목을 신설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기능을 갖춘 캡슐내시경이 본격적인 상용화에 이르게 되더라도 기존 내시경 장비와 차별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모 상급종합병원 소화기내과 B교수는 “크론병 환자와 같은 특정 질환이나 일반 내시경을 불편해하는 환자들이 캡슐내시경을 선택하는 경우는 있지만 보다 다양한 장기에 활용될 수 있어야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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