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벤처기업 상업성 전통한의학 훼손'
2000.10.21 12:18 댓글쓰기
한의학 분야에서도 벤처열풍이 거세게 불고있는 가운데 한방벤처의 상업성이 전통한의학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20일 '한방 벤처사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경향신문 강용혁 기자는 "벤처한의학과 전통한의학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강 기자는 "벤처한의학이 아직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의학의 기본정신과 어긋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방포털사이트의 경우 "기존 닷컴기업보다 좀 더 많은 의료 의료진과 정보량을 갖췄다는 차이외에 큰 특색을 발견하기는 어렵다"며 "의료상담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방문자 수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상의학에 대해 "생년월일이나 설문지만으로 체질진단을 해준다는 홈페이지들이 늘고 있다"며 "사진만 전송해주면 체질진단과 처방을 해준다는 한의사도 등장했다"고 우려했다.

맥진기를 이용한 원격진료시스템에 대해서도 "서향의학보다 망·문·문·절 등 직접대면과 종합적인 진찰을 중시해온 한의학계에서 원격 맥진기 만으로 진단을 내린다면 모순이다"고 비판했다.

이는 "원격맥진기만으로 진단이 나오고, 생년월일만으로 체질감별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한의사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강 기자는 한약의 제약화 작업과 관련 대조군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결과를 부풀려 과장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며 함정과 오류를 경계했다.

이어 "한약은 아무나 먹어도, 보약은 특별한 진찰이 없어도 먹을 수 있다는 잘못된 건강관을 고착화시킴으로써 향후 한방진료의 틀을 왜곡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벤처사업들은 한의학계 내부적으로도 학문적 방향성에 대한 심각한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우려했다.

그는 "아직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한의학은 보약'이라는 정도의 인식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과의 신뢰회복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의학을 객관화하고 대중화한다는 달콤한 당위성으로 포장된 '거품뿐인 벤처한의학'은 자칫 한의학 본연의 가장 큰 장점까지 훼손할 수 있는 함정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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