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신경계 약물 '수난'…임상 재평가하면 '퇴출'
도네페질·아세틸엘카르니틴·옥시라세탐, 유효성 입증 실패…다른 성분도 촉각
2023.01.17 06:34 댓글쓰기

중추신경계(CNS) 약물이 식약처가 지시한 임상시험 재평가에 수난을 겪고 있다. 일단 임상시험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되면 시장 퇴출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새 임상시험 재평가 결과를 내놓은 도네페질,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CNS 약물은 모두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재의 테이프를 첫번째로 끊은 성분은 도네페질이었다. 도네페질은 대표적인 치매약 성분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 두가지 적응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의약품 재평가에서 혈관성 치매에 대한 효능 입증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식약처는 임상재평가를 지시했다.


임상재평가에는 약 20개가 업체가 참여했으며, 임상 디자인부터 환자 모집, 결과 도출까지 약 7년의 시간이 걸렸다.


결과는 혈관성치매에 대한 효능 입증 실패로 나타났으며, 해당 적응증은 삭제됐다. 당시 혈관성치매는 도네페질 성분 처방의 약 10%를 차지하는 적응증이었다.


혈관성치매의 경우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관련 학회는 적응증 삭제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으나, 2019년 해당 적응증은 삭제됐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은 뇌기능개선제로 사용되는 성분으로 문헌재평가 결과 효능 입증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식약처가 2013년 임상재평가를 지시했다.


당시 재평가에는 30여 업체가 참여했으며, 임상 설계 과정 등을 거쳐 본격적인 임상은 2015년부터 진행됐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 적응증은 '일차적 퇴행성질환'과 '뇌혈관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질환' 등 2개였다. 두 적응증에 대한 처방 규모는 6:4 정도였다.


각 적응증마다 투여 환자군이 달랐기 때문에 2개 임상의 종료 시점도 차이가 났다.


일차적 퇴행성질환에 대한 임상 결과 제출은 2019년에 이뤄졌으며,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식약처는 주요 적응증이었던 일차적 퇴행성질환에 대한 효능을 삭제했다.


뇌혈관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질환에 대한 임상재평가 결과는 2022년에 나왔다.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해당 효능 입증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은 2개 적응증 모두 삭제됐기 때문에 임상재평가 지시가 내려진 지 약 10년만에 시장에서 퇴출됐다.


뇌기능개선제로 사용되는 옥시라세탐 성분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해당 성분은 2015년 진행된 문헌재평가에서 효능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부족해 식약처로부터 임상재평가를 지시받았다. 


당시 해당 성분을 보유한 업체는 20여곳이나 됐으나, 임상재평가에 참여한 4곳 뿐이었다.


옥시라세탐은 제출 기한을 네번이나 연장, 임상재평가 결과보고서를 제출하기까지  7년이나 걸렸다.


제출기한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해당 성분을 보유한 업체는 임상 성공을 자신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임상재평가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옥시라세탐 성분의 경우 '혈관성 인지 개선'이라는 단일 적응증을 보유했던 만큼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CNS 약물 임상의 경우 환자의 주관적인 개입이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임상시험 설계나 결과 도출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또 다른 성분의 CNS 약물이 임상 재평가 대상에 오를 경우 효능 입증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뇌기능개선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도 현재 임상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해당 성분 임상재평가는 치매 환자, 혈관성 경도인지장애 환자, 퇴행성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총 3개의 임상이 설계돼 있다.


앞서 다른 뇌기능개선제 성분의 경우 모두 효능 입증에 실패한 만큼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역시 임상시험 결과를 낙관할 수 만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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