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10년 소요, 제도·정책 영향 절대적"
이상원 성균관대 약대 교수 "기업 간 전략적 협력, 개발기간 단축 효과 적어"
2022.12.09 12:28 댓글쓰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임상 단계~허가 승인) 소요 기간은 10.3년으로 조사됐다.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제도적 지원이었다. 


이상원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9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2022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신약개발의 속도와 영향 요인'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신약개발 속도는 비용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제약바이오 산업 차원에서 보면 시장선점 효과가 있고, 시간에 따른 자본 비용 절약, 물질특허 유지기간 보호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 차원에서도 중요한데, 환자가 신속하게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빠른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얼마나 환자들에게 중요한지 경험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신약개발 소요기간은 개발 시작부터 상업화까지의 시간을 일컫는데, 개발 시작 시점의 경우 논란이 있다. 많은 연구가 임상시험 시작을 원점으로 삼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전체 신약개발 소요기간은 2020년 10.7년, 2021년 11.9년으로 파악된다. 국내 신약 개발 소요기간도 10.3년 정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허 출원부터 임상시험계획서 제출까지 2.8년, 임상 1상 1.4년, 임상 2상 2.4년, 임상 3상 3.1년 정도 걸린다. 임상 1상에서 3상까지 6.6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신약개발 속도를 가속화하는데 제도와 정책, 기술, 조직, 전략적 제휴 및 협력, 산업 등이 영향을 준다. 이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제도 및 정책'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미국 FDA의 혁신의약품(breakthrough-designated drugs) 지정은 개발 기간을 2.2년에서 3년 이상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떤 표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혁신의약품 지정과 같은 제도 요인이 다른 요인보다 신약 개발 속도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기술과 관련해 혁신성이 높고, 분자 구조가 복잡할수록 개발 기간이 길었다. 임상시험 디자인도 중요한데, 최근 1/2상, 2/3상 등 2개 단계의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심리스 디자인이 효과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제약기업의 신약 개발 경험 및 역량도 중요했다. 특히 제약기업의 임상시험 경험치가 높을수록 임상 3상 기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기업 간 전략적 제휴 및 협력은 오히려 신약개발 소요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효과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부 조직과의 협력에는 관계 유지와 의사소통의 시간이 더 필요하며, 도입된 기술을 습득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해 기업들 간 전략적 제휴 및 협업을 많이 하고 있지만, 의외로 신약개발 속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력개발의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개발 속도를 높이는데는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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