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신라젠 문은상 前 대표 벌금 ‘350억’
2심 파기환송…회사 “오히려 플러스, 최종 판결 이후 소송 진행 예정”
2022.07.02 06:50 댓글쓰기



사진제공=연합뉴스

대법원이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에 대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1심에서 결정된 350억원의 피해액을 10억원으로 축소 해석한 점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현재 상장폐지 심사 중인 신라젠은 오히려 심사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6월 30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문 전 대표의 상고심의 원심인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문 전 대표는 페이퍼컴퍼니인 크레스트파트너를 통해 DB금융투자로부터 350억원을 빌려 신라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한 다음, 회사 자금을 페이퍼컴퍼니에 재대출하는 방식으로 191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심에서는 부당이득 및 배임액을 350억원으로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고 10억원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부당이득액을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취득하지 못한 인수대금 350억원의 운용이익만을 사측 손해액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인수대금을 실질적으로 납입하지는 않았으나, BW를 발행했기 때문에 발행 업무 담당자가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실질 납입 없이 BW를 발행하고 이를 인수해 사채가액 350억원을 확보했고, 신라젠이 상응하는 인수대금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해 35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앞으로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의 판단대로 문 전 대표의 부당이득액 및 신라젠의 피해액을 350억원으로 산정해야 한다. 따라서 2심 벌금 규모 또한 다시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신라젠은 이날 판결한 문은상 전 대표의 배임‧횡령으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신라젠은 주력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특히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 성공이 점쳐지면서 2016년 상장 당시 1만3000원이던 주가가 2017년 11월 15만원을 넘어서면서,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9년 8월 펙사벡의 간암 적응증 임상이 중단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후 2020년 5월 문 전 대표와 전직 경영진들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상장 적격성 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정지됐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현재 진행 중인 신라젠 상장폐지 심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라젠은 상폐 여부 재심의 결과 발표를 약 3개월가량 앞두고 있다. 신라젠은 거래 정지 이후 지난해 5월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선정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 1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2월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당장 상폐를 면했다.


신라젠은 오는 8월 18일 개선기간 종료 이후 15영업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및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내에 코스닥시장위를 열어 상폐 여부를 재심의한다.


신라젠 측은 오히려 이번 판결이 상폐 심사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신라젠 관계자는 “우선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 경영진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생각한다. 신라젠의 과거 문제가 회사로부터 비롯한 것이 아닌, 문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일탈 문제였다는 점과 회사가 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또한 피해액이 더 크게 책정되는 만큼 향후 피의자들로부터 청구해야할 금액도 늘어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파기환송심을 비롯한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 법원이 최종 결정한 손해액에 맞춰 소송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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