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잊은 제약계 8090 오너들 '노익장' 과시
보령제약 김승호 회장·고려제약 박해룡 회장·한림제약 김재윤 회장 등 현역 활동
2020.10.28 12:19 댓글쓰기

(왼쪽부터) 강신호 명예회장, 김승호 회장, 김재윤 회장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한국 제약업계를 이끌어온 한미약품의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지난 8월 2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후 제약업계 창업 1세대 원로 오너 회장의 근황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창업 1세대와 주요 원로로는 강신호(94세) 동아제약 명예 회장, 이영수(94세) 신신제약 회장, 김승호(89세) 보령제약그룹 회장, 이종호(88세) JW중외제약 명예회장, 윤영환(87세) 대웅제약 명예회장 등이 있다.
 

이들의 건강은 대부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회사에 주 1~2회 출근하는 사람도 있고, 출근은 하지 않더라도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업계 신화 이룩한 1세대 창업주 건강 상태 ‘건재’


1927년생인 강신호 동아제약 명예회장은 최고령의 1세대 창업주로 꼽힌다. 직접 박카스를 개발하고 이름을 지으며 '박카스 신화'를 일궈낸 의사 출신 경영인이다.
 

독일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의 술과 추수의 신 ‘바커스(디오니소스)’에서 이름을 따온 박카스는 1963년 드링크제로 만들어진 후, 지금까지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강 회장은 사회 환원에도 관심이 높았다. 제 29대, 30대 전국경제인연합회장직을 맡고 한국 경제 살리기에 앞장섰다. 전경련 회원사들이 경상이익의 1% 이상을 자발적으로 사회를 위해 쓰는 ‘전경련 1% 클럽’ 발족을 주도해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다.
 

강 회장은 가끔 회사 출근을 했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문불출하며 건강을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가끔 출근을 하셨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강신호 명예회장과 동갑인 신신제약 이영수 회장은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보여줬다. 이미 2세 승계를 완료했지만 올해 초까지도 대표이사로 일하다가 금년 3월 27일자로 사임했다.
 

보령제약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은 89세의 고령임에도 경영 일선에서 직접 뛰고 있다. 새벽 5시30분에 기상해 아침운동을 마친 뒤 8시 전에 출근해 회사 일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승호 회장의 삶은 그 자체가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산 역사다. 종로5가에서 5평짜리 약국으로 시작해 1963년에 보령제약으로 사명을 바꾼 뒤 현재는 6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키며 '보령 신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보령제약의 실적 견인 효자 품목인 카나브 패밀리의 제품 개발·기획, 마케팅 및 영업 등에 관한 전략과 실행에 적극 참여해 '현역 PM'이란 수식어까지 얻었다.


물론 현재 보령제약은 안재현, 이삼수 각자 대표체제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큰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김 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건강관리가 철저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급한 업무가 생기면 지상 18층 규모의 보령빌딩 내 2~3개 층을 뛰어다니며 이동하는 김 회장은 엘리베이터도 잘 이용하지 않는다. 골프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올해 88세인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 역시 경영에 참여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제약기업 2세로 업계에 입문,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30여 년 동안 수액제에 천착해왔다.


세계 선진국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최고 품질의 수액제를 생산해오고 있는 것.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초필수의약품 수급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JW중외제약이 걸어온 길이 더 가치있게 평가되고 있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여전히 서울 서초구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등산을 하며 건강관리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932년생인 대웅제약의 윤영환 명예회장(87세)도 본사로 출근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다. 선화약국에서 시작해 지금의 대웅제약을 설립한 윤 명예회장은 우루사와 이지에프 등 의약품 개발 및 고품질 약 제공을 위해 한평생 애써 왔다.


(왼쪽부터) 박해룡 회장, 이영수 회장, 윤영환 회장, 이종호 명예회장

현역 활동 박해룡·김재윤·어준선 회장, 회사 경영 ‘지휘’


고려제약의 박해룡 회장과 한림제약의 김재윤 회장은 동갑(86세)이면서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해룡 회장은 고령의 나이에도 화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지난해 사재를 털어 여주미술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김재윤 회장은 1974년에 한림제약을 창업해 골질환계·순환기계·안질환계 치료제 등 특화 기업으로 키웠다. 올해부터 김 회장의 아들인 김정진 부회장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안국약품 어준선 회장(84세)은 1959년 창업 이후 61년째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어 회장은 어진 부회장과 안국약품의 공동대표직을 유지하며 회사 경영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고 있다. 


어준선 회장도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매일 회사에 출근해왔지만, 감염병 확산 장기화로 최근에는 출근 빈도가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 경영에 적극 참여할 만큼 건강상태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대우제약 지현석 회장(84세)과 삼익제약 이세영 회장(83세), 경동제약 류덕희 회장(83세)은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반면, 한국파마 박재돈 회장(85)과 삼아제약 허억 명예회장(85), 진양제약 최윤환 회장(84), 신일제약 홍성소 회장(83), 부광약품 김동연 회장(83)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유영제약 창업주인 고(故) 유영소 선대회장의 배우자 이상원 회장(84)과 동구바이오제약 창업주인 고(故) 조동섭 선대회장의 배우자 이경옥 회장(82)도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창업주나 제약업계 원로들이 건강을 잘 유지하며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출근 횟수를 줄이며, 이전에 비해 대외적인 활동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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